#1. 17일 05:30. 일본 도쿄 신주쿠에 있는 일본 롯데홀딩스 앞에 일본 동양경제신문 등 일본 취재진과 한국 취재진이 임시 주주총회 취재를 위해 진을 치고 있었다. 현장에는 비가 거세게 내렸지만 매우 조용한 분위기였다. 경비실 직원은 “오늘 주요 분들은 본사 옆 주차장에서부터 취재가 가능하다”고 했다. 두곳 주차장 입구에 나뉘어 기자들은 대기했다. 1시간여만에 갖가지 소문이 돌기 시작했다. 주총 장소는 여기가 아니었다. 제국호텔이 확인되자, 기자들은 서둘러 그쪽으로 이동할 수 밖에 없었다.
#2. 17일 09:37. 한국 롯데그룹에서 긴급 문자가 날아왔다. “금일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총회는 오전 9시30분에 시작됐다”는 메시지였다. 바로 직전까지만 해도 장소는 물론 시간도 모른다고 했었다. 모두들 허탈해했다.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총회 현장에서의 에피소드다. 롯데 측의 ‘보이는 장벽’에 취재진들은 꼼짝없이 당했다. 이해는 간다. 주주총회 자체가 오픈 대상이 아니고 정보를 제공할 의무는 없다. 하지만 한ㆍ일 양국을 비롯해 전세계가 관심을 갖는 초대형 이슈 앞에서 이같은 연막작전(?)은 과했다는 평가다. 이같은 롯데의 연막작전은 롯데 기업철학과 연관이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롯데는 그동안 경영은 물론 여타 상황까지 베일에 가려져왔다는 평가를 받아온 기업이다. 후진적 기업지배구조도 그래서 가능했다는 해석이 뒤따르는 게 사실이다. 약간의 배타적 기업문화라는 시각도 존재한다.
취재 현장의 한 기자는 “롯데홀딩스의 함구령은 일견 이해는 가지만, 국민들 관심이 이번 주총에 집중돼 있었기에 어느정도 알권리를 충족시킬 수 있는 ‘액션’이 필요했었다”고 지적했다.
기자가 요구하는 것은 단순히 취재 동선을 공개하라는 것은 아니다. 주총을 통해 경영권 분쟁에서 사실상 완승한 신동빈 롯데 회장은 앞으로 기업을 투명하게 운영하겠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기업지배구조 투명화는 당연히 해야 할 일이지만, 이참에 기업 경영과 관련한 내용을 보다 자신있고 선명하게 공개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국민을 대상으로 오픈할 것은 오픈하는 문화, 그게 쌓여야 과거 ‘베일 기업’ 이미지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 소통의 롯데는 가능할까. 국민들은 계속 주시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