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한석희ㆍ한희라 기자]신용카드도 물건을 쇼핑하듯 고르는 시대다. 한 두장의 카드도 모자라 다섯 장 이상의 신용카드가 지갑을 두툼하게 한다. 특히 ‘똑소리’ 난다는 금융소비자들은 상황에 따라 사용하는 카드도 달라진다. 식당에서, 마트에서, 극장에서 사용하는 카드가 제 각각이라는 말이다. 신용카드도 쇼핑하는 시대인 셈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으로 신용카드 발급장수는 9232만장에 달한다. 국민 1인당 1.8장의 신용카드를 갖고 있다는 애기다. 신용카드만 놓고 보면 미국(2.9장)과 캐나다(2.3장)를 제외하곤 세계에서 가장 많다. 여기에 직불형 카드까지 합치면 한국인은 1명당 4.6장의 카드를 들고 다녀 전세계에서 단연 1위다. 카드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에서 신규로 발급되는 신용카드는 줄잡아 연간 100만장 가량 된다”며 “미국 등 주요 선진국의 경우 브랜드 포트폴리오가 복잡하지 않고 단순한데 비해 우리나라는 ‘신용카드 쇼핑’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매년 무수히 많은 새로운 종류의 카드가 발급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카드 업계 관계자도 “2010년까지만 해도 히트카드가 되려면 100만장 가량 발급되야 했는데 최근엔 10만장 넘기도 힘들다”며 “스마트폰 같은 물건처럼 한국은 신용카드에 있어서도 테스트 마켓 이상의 시장이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한국이 신용카드 천국이 된 데에는 신용카드 사용도 일종의 유행처럼 빨리 변한다는 것이다. 특히 젊은층의 경우 신상품에 대한 반응이 좋다는 점도 신용카드사들이 앞다퉈 기존의 카드를 리뉴얼하거나 아예 새로운 종류의 카드를 만드는 데 한 몫하고 있다고 한다.
금융업계 한 고위 관계자는 “40~50대의 경우 한 장의 카드를 계속해서 사용하는 데 반해 20~30대 젊은 세대들은 포인트 적립 등 카드가 주는 서비스를 꼼꼼히 따져 여러장의 카드를 번갈아 가며 쓰는게 생활화되고 있다”며 “젊은층일수록 신상품에 대한 반응률이 좋다 보니 매달 적어도 2~3종류의 새로운 카드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카드업계에 맞춤형 게릴라 마케팅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카드업계 한 관계자는 “40~50대 이상은 과거 패턴대로 마케팅을 펼쳐도 움직이는 게 보이는데 20~30대의 경우엔 과거 방식으론 안된다”며 “똑똑한 소비자는 무작위 카드 발급 및 혜택이라는 기존의 카드 문법을 새로 쓰게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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