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장적 정책으로 가계부채만 증가 저출산·고령화로 저성장 기조 고착화 공무원연금등 구조개혁 반드시 실천을 美 금리인상 등 대외 불확실성도 고조 경제틀 새판짜기·성장동력 발굴 주문
최경환 경제팀의 1년에 대한 헤럴드경제 평가에서 경제 전문가들은 최 부총리가 강조한 재정지출 확대를 통한 경기회복이라는 정책 방향에는 대체로 수긍하면서도, 대내외 경제여건이 갈수록 악화하는 상황에서 이를 타개하기 위해서라도 구조개혁은 반드시 끝을 봐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경제문가들은 최경환 경제부총리가 지난해 7월 취임이후 부동산 규제 완화와 재정지출 확대 등을 통해 경제살리기에 의욕적으로 나선 것은 인정하면서도 대단히 만족할 만한 성과는 이루지 못한 것으로 보고 있다. 가계부채 증가부분을 염두에 둔 평가로 분석된다.
전문가들이 특히 아쉬워 하는 대목은 공공ㆍ금융ㆍ노동ㆍ교육 등 4대부문 구조개혁이다. 한국경제의 기본적인 체질개선이 달린 문제인데 경제 살리기에 급급하다보니 놓친 부문이 크다는 판단이다. 최 부총리가 올해 초 두마리 사자(구조개혁ㆍ경제활성화)를 잡겠다고 했을 때부터 과욕이었다는 다소 인색한 지적이다.
전문가 중에는 최경환 경제팀이 들어선 이후 확장적 정책으로 가계부채만 증가했다고 나무라기도 했다. 특히 4대부문 구조개혁과 한국경제의 체질개선없이 돈만 풀다보면 자금이 부동화해 경기부양이 아니라 투기 부양이 될 우려가 있다고 까지 주장했다.
결론적으로 전문가들은 최경환경제팀이 구조개혁에 올인할 것을 주문했다. 저출산, 고령화로 저성장 기조가 고착화되는 상황에서 경제의 틀을 새롭게 만들 구조개혁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이다.
설문에서 현 경제팀이 가장 못한 것과 최대 과제가 모두 구조개혁으로 꼽힌 것이 이를 보여준다. 4대부문 구조개혁의 경우, 중점 대상으로 삼았던 공무원연금 문제도 정치권으로 주도권이 넘어가면서 당초 기대에는 미치지 못한 결과로 귀착됐다는 시각이 대체적이다. 공을 들여온 노동시장 개혁 역시 노사정협상이 결렬돼 미완의 과제로 남아있다.
또 현재 한국의 경제상황이 비관적인 만큼 기업 투자와 가계소비를 살릴 수 있도록 보다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할 것을 주문했다.
이들은 저성장이 지속되면서 디플레이션 우려까지 제기되는 가운데 선진국들의 양적 완화로 인한 글로벌 환율전쟁, 미국의 금리인상, 그리스 디폴트 등 대외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을 주목해 강력한 리더십이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원내대표 출신인 최 부총리가 정책실행마다 국회에다 공을 던지고 책임회피하는 것에 대한 실망감도 표출했다. 올들어 연말정산 파문과 증세ㆍ복지 논란과정에서 정부 정책이 오락가락하는가 하면 정책이 정치권에 휘둘리면서 포퓰리즘(인기영합주의) 지적을 받았던 것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정책의 일관성으로 국민들의 신뢰를 회복하고, 경제수장 다운 뚝심을 발휘하라는 주문이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내수 진작과 투자 촉진 등 경제활성화를 도모하면서도 한편으로 경제체질을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는 4대부문 구조개혁에 더 강력하게 나선다면 최경환 경제팀에 국민들도 박수와 함께 힘을 실어 줄 것으로 내다봤다.
윤증현 윤경제연구소장(전 기재부 장관)은 “우리 사회에 무엇보다도 4대부문 구조 개혁을 통한 일자리 창출이 시급하다”면서 “특히 청년실업문제는 심각한 상황으로 이를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경제팀의 성패 여부가 청년 일자리 창출에 걸렸다는 주장이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전 한국경제학회장)는 “우리 경제에 대한 미래 비전을 제시하는 것도 중요하다”며 “이를 위해서 신성장 동력을 발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취임 1주년을 맞는 최경환 경제팀의 평가가 아직 이르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이병락 고려대 경영학부 교수는 “돈을 풀고 정책을 펼치는 성과를 단기간으로 평가해서는 안 된다”면서 “또한 한국뿐만 아니라 세계 경제가 전반적으로 침체된 상황이라는 것을 감안해, 평가를 내려야한다”고 말했다.
배문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