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대회가 열리는 광주는 예향(藝鄕), 미향(味鄕), 의향(義鄕)으로 꼽히는 곳이다. 예로부터 광주는 문학, 미술, 음악 등의 예술 활동이 활발하게 일어난 곳으로서의 예향, 먹을거리가 풍부하고 맛있어서 미향, 임진왜란 때의 의병활동을 시작으로 4·19혁명, 5·18민주화운동 등 정의로움을 상징하는 의향으로 대표되는 고장이다. 시내를 돌아다니는 419번과 518번 버스가 있기도 하다.
메인미디어센터(MMC)인 김대중 컨벤션 센터 근처의 5·18 자유공원에 이어 전남대에서도 대학생들의 의향 정신을 찾을 수 있었다. 35년 전 꽃다운 나이로 스러져간 대학생들의 흔적이 곳곳에 남아있는 여기서 지구촌 대학생들의 축제인 유니버시아드가 열리고 있기에 더욱 지나칠 수 없었다. 대회 중 만난 택시기사는 “요즘 대학생들은 전혀 의식이 없다. 여기 전남대 정문에는 여전히 5·18 때 총알 자국이 그대로 있는데 관심 갖는 사람 하나 없어 안타깝다”며 “혹 10·28 건국대 항쟁은 아느냐”고 반문했다.이야기로만 듣고 책으로만 접했던 민주화운동의 본거지에 와 있다는 사실이 믿기 힘들 정도로 광주 시내는 U대회로 북적였고 넓고 아름다운 전남대는 평화로웠다. ‘요즘 대학생들은 이런 일에 관심을 갖지 않는다’던 기성세대의 탄식처럼, 아픈 상처를 지닌 곳이라는 생각을 하기 어려웠다.
5·18 사적 1호로 지정된 전남대 교정을 거닐면서 당시의 흔적들을 만날 수 있었다. 5·18 때 목숨을 잃은 재학생들을 기리는 동상, 전남대 교수들의 시국선언(민주교육선언) 내용을 담은 표지석, 지금은 사라지고 없는 옛 정문의 축소 모형 등 여러 상징물이 설치돼 있다. 사범대 1호관에는 1990년 그려졌다는 건물 한 쪽 벽면을 차지하는 크기의 기념벽화 ‘광주민중항쟁도’가 있다.정문을 따라 쭉 올라오면 정면에 보이는 건물이 바로 5·18연구소가 있는 대학역사관이다. 항쟁의 참의미와 민주주의의 가치를 전달하기 위해 만들어진 대학역사관은 5·18민주화운동을 소개하는 기념관과 전남대학교를 소개하는 전시관으로 나뉘어 있었다. 첫 전시실에는 민주화운동의 전개 과정과 그 과정에서 노력한 전남대 학생들, 또 세상을 떠난 학생들의 이름이 적혀 있었다.전시실에는 총알 자국이 선명한 캐비닛과 그 속에 있던 구멍 난 의사 가운, 당시 사용했던 총기류와 화염병, 상황을 자세히 기록한 일지 등이 전시돼있었다. 영상전시실에서는 알기 쉽게 설명한 다큐멘터리 등의 관련 영상을 보여주고 있었다.
마지막 공간에서는 박승희 열사를 추모하는 곳이 마련되어 있었다. 당시 나이 스무 살, 강경대 열사의 폭행치사 이후 전남대 학생 박승희 열사의 분신자살은 전남대생들의 폭발적인 관심과 참여를 불러일으킨 사건이 됐다. 전시관에는 추모시와 사진, 유서 등이 전시돼 있어 다시 한 번 발길과 눈길을 사로잡았다.대학은 무엇이며? 대학생은 시대가 정의롭지 못하다면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사람마다 생각이 다를 것이고, 어떻게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다만 이번 광주 U대회를 계기로 육체와 정신 모두가 건강한 대학생들이 한층 많아졌으면 좋겠다. [헤럴드스포츠(광주)=김유미 기자 @ym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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