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구본단 문화칼럼니스트] ‘성진국’ 일본도 드디어 ‘아동 음란물’을 개인적으로 소지하는 데 대해 처벌하는 법령을 시행한다. 종전엔 제작, 유통만 처벌했으나 개인소지에 대해서도 규제하게 된 것이다. 소지 자체를 처벌하는 다수의 국가로부터의 압박, 내부 자성의 목소리 등이 어우러져 ‘성진국’에도 약간은 변화가 찾아왔다.
그런데 이미 앞서 한국에서 시행되고 있는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아청법)’과는 비슷한 듯 하지만 판이하게 다른 점도 눈에 띈다. .
한일 양국의 처벌 수위는 비슷하다. 일본의 관계 법률인 ‘아동매춘, 아동포르노에 대한 행위 등의 규제 및 처벌과 아동의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아포법)에서는 이에 해당하는 음란물을 소지할 시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만 엔(약 1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한국의 아청법도 1년 이하 징역 또는 2000만 원 이하의 벌금으로 비슷한 수준이라 할 수 있다.
처벌 범주에서는 판이한 점이 발견된다. 일본 아포법은 이 법률의 목적이 ‘아동의 권리를 옹호하는 것’이므로 실재하는 아동을 촬영한 사진과 동영상 등만 판단과 처벌 대상이 된다. 따라서 실존인물이 촬영되지 않은 창작물인 만화, 애니메이션, 컴퓨터 그래픽, 나아가 피겨인형은 아무런 상관이 없다. 이 때문에 일본의 막강한 AV산업은 아포법에 거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
반면 한국의 아청법은 ‘실존하지 않는 가상의 아동’이라도 음란물에 등장할 경우 아청법 위반이다. 물론 실존하지 않는 가상의 아동을 보호할 필요는 전혀 없지만, 포괄적 취지에서 처벌 대상에 포함시킨 것이다. 이는 헌법재판소의 최근 결정을 보면 납득할 수 있다.
헌법재판소는 지난 달 “가상의 아동,청소년 이용 음란물도 성적 행위의 표현 수위에 따라 법정형을 세분화하지 않고 동일하고 규율하고 있으나, 모두 아동·청소년에 대한 비정상적 성적 충동을 일으켜 아동,청소년을 상대로 한 성범죄로 이어지게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죄질 및 비난 가능성 정도에 거의 차이가 없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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