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한석희 기자]한국은행의 네차례 기준금리 인하로 시중에 돈이 넘쳐 나지만 소비는 여전히 시계제로에 갇혀 있다. 특히 소비가 좀체 살아나지 못하는 데에는 빚에 허덕이는 한국사회의 현실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는 분석이다. 위험수위에 다다른 가계부채가 이미 소비를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은행이 지난 30일 국회에 제출한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가계의 처분가능소득 대비 부채상환지출 비율은 지난해 4분기 37.7%로 전년동기에 비해 1.1%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금리 하락에 따른 이자비용 감소에도 불구하고 분할상환 비중 확대 등으로 대출 원금 상환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소득분위별로 보면 소득 4분위 계층의 처분가능소득 대비 부채상환지출 비율이 2014년 4분기 중 큰 폭으로 상승해 여타 소득계층보다 상대적으로 채무 상환 부담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 대부분을 빚 갚는데 쓰다보니 소비도 크게 위축되고 있다. 가계소득 대비 가계지출 비율은 2014년 4분기 76.6%, 2015년 1분기 77.5%로 전년동기대비 각각 1.3%포인트, 1.8%포인트 하락했다.
무엇보다 가계부채 증가속도가 소득증가율보다 높은 것이 우려수러운 대목으로 꼽힌다. 한은은 이와 관련 “가계소득 증가율이 2010년 일시적으로 반등했지만 다시 떨어져 2012년 이후 4% 내외의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며 “이는 이자수입 등 재산소득 증가율이 정체된 가운데 자영업자 등의 사업소득 증가율도 부진하고 근로소득 증가율 상승폭도 제한적이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소비의 중심축인 40대가 빚에 옴짝달싹 못하고 있는 것도 소비를 시계제로 상황에 가둬놓고 있다.
‘2014 가계ㆍ금융복지조사’에 따르면 전체 가계부채 중 40대의 비중은 30.1%로 50대(33.2%) 다음으로 많다. 40대가 안고 있는 금융부채는 5036만원으로 50대(5222만원) 다음으로 많다.
게다가 교육비 등 소비지출은 2910만원으로 다른 연령에 비해 가장 많다. 그만큼 돈 들어갈 곳이 많다는 애기다. 비소비지출 역시 1075만원으로 50대(1086만원)와 흡사한데다 이들의 이자비용은 236만원으로 가장 많다. 최근엔 ‘안심전환대출’로 원리금 상환 부담이 늘면서 그나마 가처분소득 마저 줄고 있다.
그러다 보니 40대의 가처분소득 대비 금융부채 비율은 112.3%로 50대(109.8%), 60대(102.9%), 30대(102.7%) 보다도 높다. 1년 2개월 동안 번 가처분소득을 모두 빚 갚는데 써야 부채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는 애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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