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턴·과외등 ‘꿀알바’는 언감생심…편의점·카페 자리다툼도 치열 일부선 학력·외모등 스펙요구…게다가 5060과 세대간 경쟁까지
#1. 방학을 맞은 대학생 김민철(25ㆍ가명)씨는 요즘 아침에 눈을 뜨면 인터넷 아르바이트 사이트에 접속해 ‘알바’자리를 찾는 게 일이다. 몇번의 클릭으로 업주에게 이력서를 보내거나 전화를 걸어보지만 시급이 좀 괜찮다 싶은 곳은 “이미 구했다”는 답이 돌아온다. 대기업 인턴 모집은 정규직 공채 못지 않은 경쟁률을 자랑한다. 김씨도 서류전형부터 고배를 마셨다. 누구는 ‘열정페이’라고 비난하지만, 김씨는 열정페이라도 해보는게 꿈이다.
#2. 영문과 4학년에 재학중인 송모(23ㆍ여)씨는 얼마전 서울시 여름방학 알바에 지원했지만 탈락했다. 480명 모집에 7680명이 지원해 경쟁률이 무려 16대 1에 달했다. ‘신의 알바’기 때문에 애초에 큰 기대조차 안해서 그런지 무덤덤했다. 며칠전 지원했던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연락이 왔지만 면접이 3차까지 진행된다는 이야기를 듣고 걱정이 앞선다. 얼마전 집 근처 편의점 알바 면접에서 떨어져 자신감이 바닥을 쳤기 때문이다. SNS에는 같은과 동기가 곧 유럽 배낭여행을 떠난다고 글을 올렸다. 그 친구가 내놓은 과외 자리를 잽싸게 물려받은 후배가 부럽고 야속하다.
여름 방학을 맞은 대학생들의 ‘알바 전쟁’이 한창이다. 대기업 인턴이나 공공기관, 과외 등 소위 ‘꿀알바’는 물론이고 편의점, 카페 등 일반 아르바이트까지 자리 다툼이 치열하다.
26일 온라인 취업포털 커리어에 따르면 최근 구직자 864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10명 중 9명이 ‘아르바이트 자리를 구하기 어려웠다’고 답했다. 그 이유로는 ‘관련 경험 부족’이 36.1%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지난 겨울 온라인 알바포털 귀족알바가 대학생 428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는 응답자의 56.8%가 ‘아르바이트 채용에도 스팩이 작용한다’고 답했다.
응답자의 40%는 실제 아르바이트 지원 시 스펙 때문에 불합격을 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불합격의 원인이 된 스펙은 학벌, 나이, 외모, 성별 등으로 다양했다. 한때 대학생들의 단골 알바였던 과외 교습은 이제 어지간한 스펙으로는 꿈도 못 꿀 정도다. 공급이 많다보니 명문대 재학생도 쉽게 과외 자리를 찾기 힘들다.
서울의 유명 사립대에 재학중인 김모(22ㆍ여)씨는 “요즘 과외 구하기가 너무 어려워 수수료를 떼는 업체를 이용하거나 화상 과외를 하는 친구들도 많다”면서 “학생과 학부모 앞에서 문제를 풀어보고 시강을 하는 등 과외 면접도 만만치 않지만 그래도 과외가 최고의 아르바이트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시급이 높은 편인 중고등 입시학원 보조강사 자리에도 고스펙자들이 몰린다. 서울 목동에서 수학학원을 운영하는 정지흠(31) 원장은 “보조강사 채용 공고를 낼 때마다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명문대생들의 이력서를 20~30여통씩 받는다”면서 “공부방 등 전문과외가 늘면서 대학생들이 과외 구하기가 점점 어려워져 학원으로 고급 인력이 몰리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현장 실무를 경험해보고 자기소개서에 스토리를 녹여낼 수 있는 외식업계나 화장품, 의류 매장 등 서비스직종도 경쟁이 치열하긴 마찬가지다.
메르스로 직격탄을 맞은 관광업계는 아르바이트 일자리 자체가 크게 줄었다. 세대간 경쟁도 치열해지는 양상이다. 한때 2030 청년들의 전유물이던 편의점, 주유소 알바 등도 은퇴한 50대 베이비부머 세대들이 시장에 진입한지 오래다.
일부 대학생들은 온라인 구직 사이트를 통해 불법 다단계나 재택 아르바이트를 했다가 피해를 입기도 한다. 신종 보험사기나 대포통장 모집 등 보이스피싱 조직에 연루돼 범죄자가 되는 경우도 심심치 않게 나오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배두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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