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지웅 기자] 메르스 우려로 술자리 등이 줄어들면서 통상 6월이면 ‘진상’ 취객들로 북적이는 일선 경찰 지구대 역시 평소보다 차분한 모습이다.

야외활동이 줄면서 음주운전과 나들이 차량, 교통사고 건수 등도 평소보다 눈에 띄게 줄었다. 메르스가 가져온 의외의 또다른 일상이다.

23일 서울 중랑구 용마지구대에 따르면 이 지구대는 평소 취객 난동 등 관련 신고가 20∼25건 정도 접수된다.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지난 5월 초ㆍ중순쯤 이 신고가 30건까지 늘다 메르스 우려가 높아진 이달 1∼2째주에는 20건대 밑으로 뚝 떨어졌다.

이 지구대 소속 한 경찰관은 “6월이면 한창 취객의 폭행, 난동 사건 등이 늘어나야 하는데 메르스 탓에 확실히 평년보다 줄어든 수준”이라고 말했다.

노원구 노원역지구대 역시 작년 5∼6월 일평균 61건의 112 신고 접수했는데 올해 5∼6월은 일평균은 44건으로 30%가량 줄었다.

이 지구대 관계자는 “노원역 인근 문화의 거리만 보아도 친구, 가족 단위로 음주하는 인원이 전보다 확연히 줄었다”며 “메르스 여파로 외출도 자제하는 분위기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대학로파출소 측도 “정확한 수치를 말할 수는 없지만 일선 경찰이 체감하기에 취객 관련 사건 사고는 눈에 띄게 줄어든 상태”라고 말했다.

경기 수원 지역 한 경찰 관계자는 “계절적으로 지금쯤이면 수원역 인근 등 술집이 몰려 있는 지역 등에서 하루 20건 넘게 취객들 관련 신고나 사고가 발생하는데 전보다 많게는 30% 정도 관련 신고, 사건이 줄어든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술집 등 유흥가가 적은 주택 밀집 지역에 위치한 지구대의 경우 메르스 이전과 이후의 차이는 크게 나지 않는다고 전하기도 했다.

동대문구 용신지구대 관계자는 “하루 40∼50건 112 신고가 떨어지는데 인근 노숙자들 사건이 주류이기 때문에 메르스 전후가 대동소이하다”고 말했다.

경찰청에 따르면 6월 첫째주(6월 1∼7일)에 접수된 112 신고 건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9%(2만4129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본격 여름에 접어들면서 바깥 활동이 많아지고 술 취한 사람이 늘어나면서 112 신고건수는 5월 첫째주(5월 4∼10일) 36만6530건, 둘째주(5월 11∼17일) 38만33394건 등 매주 증가하다 메르스가 확산 조짐을 보이자 이달 들어 감소세를 나타낸 것이다.

음주운전도 감소했다. 유대운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경찰청에서 받은 자료를 보면 메르스 첫 사망자가 발생한 지난 1일부터 15일까지 음주 교통사고는 603건으로 전년 같은 기간(1025건)에 비해 41.2% 줄었다.

전체 교통사고 역시 줄었다.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ㆍ현대ㆍ동부ㆍLIGㆍ롯데 등 주요 손보사 5곳이 메르스 첫 사망자가 발생한 지난 1일부터 보름간 접수한 자동차 사고는 25만6919건이다. 이는 5월 첫 보름간(28만2926건)과 비교해 9.2% 감소한 것이다.

나들이를 삼가는 분위기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도로공사에 따르면 실제 지난 6일과 13일 등 두 차례 토요일의 고속도로 교통량은 396만∼405만대로, 올 1∼5월 토요일 평균치(464만대)의 85∼87% 수준으로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