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오연주 기자]#.서울의 4년제 대학에 다니는 강모(22)씨는 여름이 되면서 고민이 생겼다. 바로 다리에 난 수북한 털 때문. 강씨는 “깔끔하지 못한 느낌을 줘 반바지를 입기 꺼려진다”며 “제모를 하고 싶은데 또 너무 매끈하면 남자가 유난떤다고 할까봐 그것도 걱정”이라고 말했다.

털이 남자다움의 상징인 시대가 지나면서 제모에 대한 남성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여성들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제모클리닉에 남성들이 드나들고, 눈썹관리를 전문가에게 맡기는 남성들도 늘어나는 중이다.

20일 G마켓에 따르면 이달 들어 14일까지 제모기의 남성 구매는 전년대비 54% 증가했다. 레이저제모기는 640%로 크게 증가했고, 모근 제거기는 94% 증가했다. 같은기간 왁싱이나 제모크림 같은 제모용품 구매도 15% 증가했다.

제모기와 제모용품의 남성 구매 비중은 각각 전체의 50%, 20% 선이다.

G마켓 관계자는 “최근 제모에 대한 남성들의 관심이 여성 못지 않게 높아졌다”며 “6월 들어 왁싱용품이나 제모크림 등 관련 상품 전체적으로 남성 구매가 증가하는 추세다”고 말했다.

그루밍족(grooming族ㆍ패션과 미용에 아낌없이 투자하는 남자)의 증가와 함께 제모에 대한 남성들의 인식도 바뀌는 중이다. 대중매체에 등장하는 남자 아이돌 가수는 매끈한 팔다리를 자랑하고, 겨드랑이 털도 깔끔한 느낌을 주도록 적당히 관리하는 것이 필수다.

연령이 어릴수록 외모를 꾸미는데 더욱 거부감이 없는데, 서울시가 펴낸 ‘2014 통계로 본 서울남성의 삶’에 따르면 2013년 기준 15∼19세의 남성 청소년 중 49.4%는 ‘외모를 가꾸기 위해 성형수술을 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응답했다. 이는 2007년 32.4%에서 크게 늘어난 수치다.

사회적 인식 변화와 함께 눈썹을 다듬는 브로우바(Brow Bar)에도 남성 고객들이 늘고 있다.

전문가에게 눈썹 관리를 맡기는 여성들이 늘면서 메이크업 브랜드를 중심으로 브로우바가 늘고 있는데, 실제 매장을 찾는 남성들이 적지 않은 것.

2008년 국내에 처음으로 브로우바를 선보인 베네피트는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브라우바 뷰티 라운지’ 서비스를 받은 남성 고객이 1만9000명으로 전년동기대비 120% 증가했다. 브라우바 뷰티 라운지는 지난해 고객의 20%가 남성이다.

오픈 당시만 하더라도 남성고객은 1% 정도로 대부분이 패션모델, 연예인 준비생 등이었으나 2012년 여름을 기점으로 전년대비 남성 고객들이 150% 이상 급증한 뒤 꾸준히 성장세다. 매장수도 38곳으로 늘었다.

베네피트 코리아 수석 브라우 아티스트 정은경 과장은 “브라우 왁싱의 대중화로 여성들만 눈썹 관리를 한다는 고정 관념이 점차 사라지고 있다”며 “그루밍 시장이 커지며 외모를 가꾸는 남성들이 증가했고, 취업 및 영업을 위해 깔끔한 인상을 갖고자 하는 남성이 늘면서 남성고객 연령대도 다양해지고 있다”고 밝혔다.

남성을 위한 제모클리닉을 찾는 이들도 많다. 깨끗한 피부와 동안을 선호하는 트렌드에 따라 거뭇거뭇한 수염자국 등 얼굴 부위 관리부터 가슴, 신체 각 부위를 레이저나 왁싱으로 관리받을 수 있는 곳이다. 업계 관계자는 “여름철이 되면서 얼굴 뿐만 아니라 여성들의 비키니라인 왁싱처럼 브라질리언 왁싱을 문의하는 남성들도 부쩍 늘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