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원승일 기자] 기간제 근로자가 2년 이상 계속 근무할 경우 정규직으로 전환하고, 근로계약을 해지했다 다시 체결하는 ‘쪼개기 계약’을 금지하는 내용 등을 명문화하자는 주장이 나왔다. 또 사내하도급 근로자와 원청 근로자의 동등한 임금 책정, 캐디, 택배기사 등 특수형태업무종사자와의 근로계약 서면 작성 원칙 등도 함께 제시됐다.
노동관련 전문가들은 19일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기간제, 사내하도급 근로자, 특수형태업무종사자 등 비정규직 보호 방안을 밝혔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최근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임금격차는 12%로 지난해보다 0.8%포인트 커졌고, 비정규직 근속기간도 2년 5개월로 정규직(7년 3개월)에 비해 여전히 짧다.
반면 우리나라 비정규직 비중은 21.2%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11.8%보다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이에 정부는 지난 17일 1차 노동시장 개혁 추진계획을 통해 비정규직 보호조치로 고용형태별 맞춤형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권혁 부산대 법학과 교수는 기간제 근로자의 경우 2년 이상 계속 근무해왔고,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상시ㆍ지속적 업무의 경우 기간을 정하지 않는 근로관계, 즉 정규직으로 전환할 것을 명문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예를 들어 급식조리원처럼 방학 등 일시적으로 근무가 면제되는 기간이 있는 근로자도 계속돼 온 업무로 간주하자는 것이다. 금융기관 창구텔러, 영양사, 전화상담원, 경비원 등도 공공부문에서는 상시ㆍ지속적 업무로 보고 있다.
단 권 교수는 이들을 정규직으로 전환할 때 근무실적, 직무수행 능력과 태도, 근무기간 등을 합리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정규직 전환과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기 위해 기간제 근로계약의 해지와 체결을 반복하는 소위 ‘쪼개기 계약’을 금지해야 한다는 게 권 교수의 설명이다.
권 교수는 “기간제의 정규직 전환 방법과 절차를 사전에 명확화하고, 이를 전체 근로자에 공지해야한다”고 말했다.
이어 사내하도급 근로자 또한 사업주가 원청 근로자와 동등한 수준의 임금을 책정하고, 하도급 계약 체결 시 적정한 대금을 보장하도록 노력할 것을 의무화하는 내용도 제시됐다.
캐디, 택배기사와 같이 자영업자와 근로자의 중간적 성격을 갖는 특수형태업무종사자는 적정한 계약관행을 확립해 근무여건을 개선해야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권순원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특수형태업무종사자와 계약 시 서면으로 작성, 교부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되 계약기간이 1개월 이내인 경우는 예외로 하자고 제안했다.
권 교수에 따르면 서면에는 ▷계약 당사자 ▷노무 제공의 내용 및 장소 ▷보수의 구성항목ㆍ계산ㆍ지급방법 ▷근무시간ㆍ휴게ㆍ휴일ㆍ연차휴가 사항 ▷계약기간을 정한 경우 그 기간 ▷자동 계약갱신 및 조건 ▷계약해지, 갱신거절이나 불이익 조치 기준에대한 사유와 절차 등을 명시해야 한다.
종사자가 계약기간 만료 전 60일부터 14일 사이에 계약 갱신을 요구하는 경우 사업주는 합리적 사유 없이 요구를 거절하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도 제시됐다. 합리적 사유에는 종사자가 약정된 업무를 하지 않거나 거짓 등 부정한 방법 사용, 업무 관련 설비나 면허 등이 없을 경우 등이 해당된다.
권 교수는 “사업주가 계약 해지 시 14일 전에 예고하고, 갱신요구를 거절할 경우에는 요구를 받은 날부터 7일 이내에 거절 사유를 명시해 종사자에게 서면으로 통지토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