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원승일 기자] 내달 1일부터 임금체불 근로자가 법원의 임금지급 확정판결을 받은 경우 기업이 도산하지 않아도 체불임금을 최대 300만원까지 지급받게 된다. 현재는 도산기업에서 퇴직한 임금체불 근로자에게만 정부가 사업주를 대신해 체당금을 지급하고 있다.
또 무면허 건설업자에게 고용된 건설일용근로자도 체불임금에 대한 확정판결을 받으면 더 쉽게 체당금을 받을 수 있게 된다.
고용노동부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임금채권보장법 시행령 개정안이 국무회의에서 의결됐다고 9일 밝혔다. 이는 지난 1월 20일 소액체당금 제도 도입 등을 위한 임금채권보장법 개정에 따른 것이다. 체당금이란 사업주가 도산 등의 사유로 퇴직근로자에게 임금 및 퇴직금을 지급하지 못하는 경우 국가가 대신해 지급하는 것을 뜻한다. 정부는 지급한 금액에 대해 근로자 대신 사업주에게 구상권을 행사해 변제금을 청구한다.
이번에 확대되는 체당금의 최대 지급금은 체불임금 중 최종 3월분 임금, 최종 3년간의 퇴직금 중 지급받지 못한 금액으로 300만원이다. 고용부는 도산기업이 체불근로자에게 지급하는 최대 금액 1800만원에 비해 적은 수준이어서 소액체당금으로 정하고, 기존의 체당금은 일반체당금으로 규정했다고 설명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소액체당금을 받을 수 있는 근로자는 6개월 이상 사업이 가동된 기업에서 퇴직을 했고, 퇴직일로부터 2년 이내에 체불임금에 관한 소송을 제기해 확정판결 등을 받은 자다. 단 법원에서 확정된 판결 날짜가 개정 임금채권보장법의 시행일인 7월 1일 이후여야 한다.
그동안 체당금을 지급받기 어려웠던 건설일용근로자도 소액체당금을 받을 수 있는 기회가 확대된다.
대부분 건설일용근로자들은 여러 건설현장을 옮겨 다니면서 짧은 기간 일하는 경우가 많다. 이에 임금이 체불돼도 자신을 고용한 무면허 건설업자가 체당금 지급 요건(6개월 이상 가동)에 해당되지 않을 경우 체당금을 지급받기 어려웠다.
그러나 이번 소액체당금 제도 도입으로 무면허 건설업자가 사업주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더라도 건설일용근로자가 확정판결을 받으면 체당금을 지급받을 수 있게 된다.
소액체당금을 받으려면 확정판결 등을 받은 근로자가 판결일부터 1년 이내에 가까운 근로복지공단 지역본부나 지사에 소액체당금 지급청구서를 제출해야 한다.
근로복지공단은 청구서 등 자료 검토 후 14일 이내에 최대 300만원까지 근로자의 계좌로 체당금을 지급한다.
정부는 이번 개정안이 시행되면 연간 체불근로자 약 5만여명이 체당금 1200여억원을 추가로 지급받게 될 것으로 예상했다.
정지원 고용부 근로기준정책관은 “임금체불 근절을 위한 제도개선만큼 중요한 것이 체불근로자에 대한 지원과 보호”라며 “소액체당금제도가 체불근로자 생활안정을 위해 조기에 정착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