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권도경 기자] 조선업계가 수주가뭄에 시달리는 가운데 현대중공업이 수주랠리를 펼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올1분기까지 수주 실적이 상대적으로 부진했으나 5월 들어 굵직한 수주를 잇따라 계약하면서 올해 수주목표를 빠르게 채워가고 있다. 사업재편과 인력 구조조정도 마무리되면서 내부 조직도 안정화돼 중장기적인 경쟁력도 제고됐다는 평이다.

4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지난 1일 노르웨이 회그사로부터 LNG-FSRU(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저장·재기화 설비) 1기를 수주했다. 2018년 인도될 예정인 이 선박은 해상에서 육상 수요처에 LNG를 공급하는 설비다. 이번에 발주한 FSRU의 처리규모는 7억5000만큐빅피트로 전해졌다. 현대중공업은 같은 설비를 지난 2014년 세계 최초로 건조한 바 있다. 이에 따라 현대중공업은 3일 현재 조선해양플랜트 부문에서 총 41척 51억달러를 수주했다. 이는 올해 수주목표(191억달러)의 27%에 달하는 규모다. 세부적인 수주 내역은 컨테이너선 13척, 대형유조선 21척, 가스선 4척, 기타 3척 등이다.

현대중공업은 지난4월까지는 유조선과 LPG선 등 10억달러 정도 수주하면서 연간목표 대비 달성률이 10%대에 불과했다. 상황은 5월 이후 반전됐다. 수주실적이 상승곡선을 가파르게 그리기 시작한 것이다.

현대중공업은 지난달초 러시아 국영 천연가스회사인 가즈프롬으로부터 LNG-FSRU 1기를 수주한데 이어 초대형컨테이너선과 탱커선 등을 줄줄이 수주했다. 지난 5월에만 프랑스 해운선사 CMA-CGM으로부터 1만4000TEU급 컨테이너선 6척, 독일 블루멘탈의 수에즈막스 탱커 1척, 그리스선사 판테온의 초대형 원유 운반선(VLCC) 2척, 유코코리아의 자동차운반선 2척 등을 수주했다.

업계에 따르면 세계최대 해운선사 MSC가 발주한 2만TEU급 초대형 컨테이너선 4척도 현대중공업이 수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회사인 현대삼호중공업도 올해 수주목표를 40%가량 채운 것으로 추정된다. 이 회사는 최근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의 자회사인 선사 바흐리로부터 VLCC 10척을 수주했다.

시장전문가들은 현대중공업이 조선 빅3중에서 올해 선박 수주목표 달성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내다봤다. 김홍균 동부증권 연구원은 “현대중공업이 수주경쟁력 높은 유조선과 컨테이너선 발주가 호황이고 LNG-FSRU와 LNG선의 발주 움직임도 호전될 양상”이라면서 “실적도 올 2분기부터 흑자로 전환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최근 조직정비도 마무리되면서 이같은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연초부터 강도높은 인력 구조조정과 야드 효율개선 등을 통해 원가경쟁력을 강화해왔다. 조선과 해양플랜트 사업부를 재편한데 이어 최근 그룹 내 금융계열사를 통·폐합하는 구조조정도 단행했다. 이에 글로벌조선업체 중에서 가장 높은 설비경쟁력과 기술력을 보유한 현대중공업이 중장기적인 수주경쟁력을 제고했다는 평이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1일 인위적인 인력감원을 전면 중단하면서 8개월동안 진행한 구조조정을 마무리한 상태다.

권도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