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홍석희 기자] 증시가 변동성이 큰 이유는 이슈를 ‘선반영’하기 때문이다. 경기의 세 지표(선행ㆍ동행ㆍ후행) 가운데 증시가 선행지표로 분류되는 것도 같은 이유다. 주식은 쌀 때 사서 비싸게 팔아야 남는다. 남보다 빨리 싸게 사려는 마음은 주가를 일시에 급등시키고, 반대의 경우엔 급락하게 만드는 힘이다. 기업의 근본인 ‘실적’이 나오기를 기다려선 싸게 사기 힘들다. 때론 실적 분석보다 루머에 증시가 요동 치는 이유다.
대한민국을 강타한 메르스 사태는 증시에도 적지 않은 타격을 줬다. 지난 6월 2일은 메르스 사태가 코스피 지수에 직접 타격을 준 ‘악몽의 날’로 기록돼 있다. 당일 화장품 업종과 항공 업종, 여행 및 호텔레저 업종이 줄폭락하면서 코스피 기준 시가총액은 1조원이 넘게 날아갔다. 메르스 공포감은 관련 종목들의 주가를 아래로 끌어내렸다. 길거리는 한산했고 영화관엔 관람객이 줄었고, 공원엔 사람이 없었다. 증권업계에선 과거 사례에 집중한다. NH투자증권 김병연 연구원은 “신종플루와 사스(SARS) 당시 한국의 소비심리지수는 악화됐다가 서서히 회복됐다”며 “과거 사태를 볼 때 주가의 추가 하락 가능성은 2% 내외다. 하방경직성이 확보된 것으로 봐야 한다”고 분석했다. 피해 업종은 분명히 있겠지만 ‘저가 매수’ 기회라는 분석도 나온다. 한국투자증권 김대준 연구원은 “메르스가 경제에 미치는 악영향은 일시적 조정에 그칠 것이다. 저가매수로 대응해야 한다. 글로벌 금융시장은 메르스에 큰 관심을 쏟지 않고 있다”고 분석했다.
공포감에 휩싸인 대중은 조작이 쉽다. 병이 생겼다고 하니 제약주들이, 마스크를 많이 쓰니 마스크 제조사 주가가, 학교가 휴업을 했다고 하니 온라인 교육 업체들의 주가가 널을 뛰었다. 그러나 메르스는 백신이 없고, 학교 휴업은 온라인 교육 업종의 매출에직접 영향을 주지 못한다. 때문에 관련주들은 시간이 흐르면서 다시 제자리를 찾아가는 형국이다. 정부가 병원 명단을 공개하고 지자체장들과 정부의 협업이 본격화되면서 불확실성이 낮아지자 메르스 공포감이 적어도 증시에선 안정화 단계로 접어들었단 분석이다.
메르스에 대한 불안감이 여전하지만 증시는 ‘메르스 마스크’를 벗고 있는 분위기다. 한국경제의 체온계인 주가지수가 이를 방증한다. 코스닥지수는 7년 6개월만에 720선을 넘어서는 강세다. 코스피지수도 하방경직성을 유지하며 2100선 탈환을 시도중이다. 눈 밝은 투자자들은 메르스가 조기종식되고, 경기에 미칠 악영향도 단기적이고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는 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