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글라데시는 세계 제2위의 의류제조를 중심으로 한 수출 임가공 산업이 경제를 지탱하는 나라이다. 1971년 뒤늦게 파키스탄으로부터 독립해 토착 자본이 형성되지 못했고, 지하자원은 거의 없으며 인력만 풍부한 현실을 감안할 때 당연한 선택이었다. 문제는 의류산업의 뒤를 잇는 차세대 동력산업이 제대로 성장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개도국에서 새로운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서는 국가적 지원과 함께 외국인 투자 유치를 통한 기술과 설비의 유입이 필수적이다. 그러나 의류산업의 영향력이 높다 보니 차세대 동력산업 육성에 필요한 움직임이 원활히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러한 여건에도 불구하고 현지 대기업을 중심으로 새로운 분야에 대한 투자가 확대되면서 우리 기업이 방글라데시 기업과 협력할 수 있는 여지도 커지고 있다. 그 배경으로는 내수시장의 성장세가 있는데 IMF에 따르면 올해 방글라데시 GDP는 2000억달러를 넘고, 1인당 GDP는 1300달러에 달할 전망이다. 구매력지수를 기준으로 할 경우 1인당 GDP는 3500달러에 이른다. 인구 1억6000만의 시장이 서서히 기지개를 켜고 있다.

새로운 움직임을 대표하는 산업은 제약산업이다. 방글라데시는 최빈개도국으로서 의약품의 특허 기간 만료 전에도 복제의약품(제너릭)을 생산할 수 있다. 이를 통해 국내 의약품 수요의 95%를 자체 공급하고 있으며 다른 최빈개도국으로 수출도 한다.

또한, 조선 산업은 방글라데시의 차세대 산업으로 주목받아 왔다. 일부 조선사들이 월드뱅크와 같은 국제기구의 상업차관을 활용, 선박건조능력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차량 등 운송장비 및 관련 품목 제조에 대한 투자도 활기를 띠고 있는데 외국 기업과의 합작투자를 통해 버스, 오토바이, 승용차, 타이어 등을 제조하여 국내 시장에 판매하려는 현지 기업들이 늘어나는 추세이다.

한편, 내수시장이 성장하고 있다고는 하나 한국산 소비재의 진출은 여전히 시기상조로 판단된다. 방글라데시의 관세 장벽이 매우 높고, 부유층의 경우 해외 방문이 잦아 TV, 휴대폰 같은 고가 소비재를 해외에서 직접 사 오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요식업 프랜차이즈 시장은 도시 지역의 인구 및 소득증가에 힘입어 빠른 성장이 예상된다. 최근 1~2년 사이에만 크리스피그림(미국), 피쉬 앤 코(싱가포르), 글로리아진즈(호주), BBQ(한국) 등 국제 프랜차이즈 기업이 현지 기업과 협력으로 사업을 개시하였다.

끝으로, 제조설비 구축 관련 방글라데시 기업이 협력을 제의하는 경우 공장부지 문제를 명확히 해야 한다. 방글라데시는 공장 부지가 절대적으로 부족하고 가격이 높지만, 정부 차원에서 조성한 산업단지 등은 거의 없다. 특히 다카, 치타공 등 대도시 인근에서 일정 면적 이상의 부지를 확보하기는 더욱 어렵다. 따라서 협력을 제의하는 방글라데시 기업은 반드시 부지 문제에 대한 대안을 갖고 있어야 한다. 반면, 부지를 가진 기업은 지분 산정에 있어 자신의 부지를 지나치게 높이 평가하는 경향이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cheo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