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정부가 공공 부문에 도입된 임금피크제를 민간 부문으로 확산하는 데 본격적으로 나서면서, 노동계와의 갈등이 거세지고 있다. 정부는 정년 연장으로 청년 고용절벽이 우려돼 임금피크제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인 반면, 노동계는 정년 보장마저 제대로 되지 않는 상황에서 임금피크제마저 도입되면 생기게 될 문제를 지적하고 있다.
25일 고용노동부와 노동계에 따르면 한국노동연구원은 오는 28일 서울 여의도 CCMM빌딩에서 정부, 학계, 경영계, 노동계 인사를 모두 초청해 ‘임금체계 개편과 취업규칙 변경’을 주제로 공청회를 연다.
채용, 인사, 해고 등과 관련한 사규인 취업규칙은 임금피크제 도입을 위해 가장 넘기 어려운 문턱으로 꼽힌다. 임금피크제를 도입하기 위해서는 취업규칙을 변경해야 한다. 다만 근로자에게 불이익을 줄 수 있다고 간주되는 취업규칙 변경은 노조나 근로자 과반수 대표의 동의를 받아야 해, 임금피크제를 도입하기 위해서는 노조의 동의를 반드시 받아야 한다. 임금피크제를 도입하면 일정 연령이 되면서부터 근로자의 임금을 깎기 때문에 근로자에게 불이익을 줄 수 있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정부는 ‘취업규칙 변경을 노조가 동의하지 않더라도 사회 통념에 비춰 그 변경의 합리성이 있으면 예외적으로 유효하다’는 대법원 판결을 적극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임금피크제가 근로자에게 불이익이 되지 않으며 사회 통념에 비춰봐도 합리성이 있다는 가이드라인을 제시, 사측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이달 7일 발표한 공공기관 임금피크제 의무도입, 13일 내놓은 임금피크제 도입 기업 재정지원안에 이어 민간 부문 임금피크제의 전면적인 확산을 위한 적극적인 조치로 읽힌다.
정부는 내년부터 모든 공공기관에 임금피크제를 도입, 아낀 재원으로 2년간 청년 일자리 6700개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임금피크제를 도입한 기업이 청년을 고용하면 한 쌍(임금피크+청년고용)당 최대 월 90만원을 지원하겠다는 안도 내놓았다.
노동계는 당장 반발하고 나섰다. 대규모 희망퇴직 등으로 현행 58세 정년마저 누리는 노동자가 거의 없는 상황에서 임금피크제마저 도입하면, 노동자는 임금 삭감의 고통만 겪게 될 것이라는 것이 노동계의 주장이다.
민주노총 등 노동계는 28일 공청회에 불참하는 것은 물론 공청회를 원천 봉쇄해 개최 자체를 무산시키겠다는 입장이다. 나아가 정부가 취업규칙 변경 등 노동시장 구조개선을 강행할 경우 다음 달부터 강력한 대정부 투쟁을 벌이기로 했다.
한국노총과 민주노총 모두 7월초 무렵 총파업을 벌일 예정이고, 두 노총의 연대 투쟁도 본격적으로 논의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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