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정환 기자]“황금연휴가 남들은 여행도 가고 심야영화도 보고 애인이랑 쇼핑도 하고…. 전 이번 연휴때 집에 있으려고요. 딱히 만날 사람도 업고….”

황금연휴를 맞이한 직장인 싱글남 김정현(35) 씨의 푸념이다.

평소에는 퇴근 후엔 동료들과 가볍게 소주잔을 기울이고 그리고 집에 와서 자고…. 이런 일상을 무한반복했기 때문에 황금연휴기간 자기자신을 위한 특별한 이벤트(?)를 마련하지 못했다.

그렇다고 회사 출근도 못하니 그야말로 황금연휴는 나이찬 싱글남에게 ‘지옥연휴’와 마찬가지다.

하지만 이들을 위한 단비와 같은 존재가 나타났다. 바로 예능프로그램에서 최근 주가가 오르고 있는 신화의 ‘김동완’이다.

MBC예능프로그램 ‘나혼자 산다’에서 김동완은 싱글라이프의 묘미를 보여주며 ‘혼자라서 외롭다’라는 편견을 깨뜨리며 싱글남들의 선망(?)의 대상으로 부상했다. 물론 김동완 보다 앞서 나만의 힐링을 추구하는 싱글족은 무한정 많다.

▶‘자전거ㆍ드론’과 연애하는 싱글

신화의 김동완과 같은 싱글라이프를 즐기는 이동영(38) 씨는 자전거라면 만사 제쳐놓고 달려나갈 정도로 자전거에 미쳐(?)있다.

그는 같은 열정을 지닌 사람들과 함께 라이딩을 즐긴다. 삶의 경험치도 직업도 다르지만 ‘라이딩’이라는 관심 하나로 뭉친 사람들이다 보니 자연스레 말도 통하고 삶의 자극제가 되기때문에 라이딩 매력에 더 빠져든다고 한다.

이 씨는 “라이딩의 본질적 쾌감은 속도에서 온다. 혼자 라이딩을 하는 것보다 다 같이 라이딩을 하다보면 왠지 모를 가족같은 느낌이 들게된다”며 “매주 나와서 라이딩을 즐기지만 혼자라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고 말한다.

싱글로 사는 사람들의 이유는 많다. 하지만 이 씨와 같이 취미를 공유하는 사람들과 어울리다 보면 혼자라는 것이 외롭지 않다고 한다.

이처럼 다같이 즐기는 취미 생활이 있는 가 하면 나혼자 즐기는 취미 생활이 있다. 예전 싱글남들은 주말이면 반바지에 슬리퍼를 끌고 PC방이나 만화방에 가서 하루를 보냈다. 하지만 당당한 싱글들은 한강으로 향한다.

최근 키덜트의 대명사로 불리는 드론 때문이다. 드론은 몇 만원부터 몇 백만원까지 다양하다. 하지만 초보자용 드론의 경우 10만원내에서 구매할 수 있기때문에 최근 3040 남성들 사이에서 인기다.

직장인 강정훈(35) 씨는 드롬 마니아다. 몇 백만원 하는 드론을 보유하고 있다. 강 씨는 과감하게 자기에게 몇 백만원을 투자하는 것이 바로 ‘싱글’이기 때문에 가능하다고 말한다.

드론을 날리고 있다보면 주위에서 그에게 다가와 “무슨 재미로 날리죠”라고 묻곤 한다고 한다. 그는 “드론을 날리는 것은 특별한 재미가 있는 것은 아니다. 드론을 날리다 보면 제가 날고 있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며 “그리고 드론을 이용해 남들이 하지 못하는 항공촬영도 가능해 제 생활의 일부분이 됐다”고 말한다. 그에게 드론은 취미이자 가족이자 하나의 생활이 됐다는 의미다.

▶여행과 결혼한 싱글

유통업계에서 사업을 하고 있는 홍유리(37) 씨. 잠시 사업을 동료에게 맡기고 휴식중이다. 그는 장보는 것을 즐기며 전원주택에 둥지를 튼 싱글족이다. 현재는 결혼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을 하고 있다. 하지만 남자친구와의 연애가 깊어지면서 고민이 생겼다. 평소 쉴때마다 혼자 떠났던 여행이 결혼과 함께 묶여버릴까봐서다.

그는 “훌쩍 떠나는 여행이 나를 새롭게 만들고 나의 삶에 활력을 불어 넣는다”며 “싱글의 특권은 바로 언제든지 어디로든 떠날 수 있는 매력이 있다”고 했다.

현대의 싱글은 방에서 잠만 자고 다니던 예전 싱글들과 다르다. 단순히 혼자 사는 게 아니라 스스로 독립적인 생활을 이끌어 나가는 것이다. 요즘 싱글 라이프는 나혼자로 이루어진 1인 가정을 꾸며서 그 가정을 운영하며 자신의 인생을 즐기며 살아가는 것을 의미한다. 단순히 혼자만의 자유가 좋다느니 생활을 즐긴다는 하는 생각과는 차원이 다르다.

그들도 가정을 꾸미고 산다. 그것이 2인 가정도 3인 가정도 아닌 1인 가정이다.

1인 가정을 꾸미고 있는 그들은 “우리는 혼자사는 것이 아니다. 우리도 가정을 꾸미고 살고 있다. 그것이 숫자의 차이일 뿐”이라고 항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