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슈퍼리치섹션 이혜원 인턴기자] 공동창업으로 성공한 슈퍼리치들은 많다. 서로의 단점을 보완해 더 큰 시너지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마이크로소프트의 빌게이츠와 구글의 래리 페이지도 각각 폴 앨런, 세르게이 브린과 함께 세계적인 기업을 만들었다.

사업파트너 선정에서 가장 중요하고 어려운 것은 신뢰다. 하지만 마음이 맞고 믿을 수 있는 동업자를 만나기란 쉽지 않다. 인생의 동반자라면 얘기가 다르다. 둘이 하나가 돼 삶의 여정을 함께 걷는 배우자라면 신뢰하지 않을 수 없다. 가정뿐만 아니라 사업도 같이 일군 부부 창업자를 살펴봤다.

줄리아(왼쪽), 케빈 하르츠 이벤트브라이트 공동창립자 (사진=게티이미지)
줄리아(왼쪽), 케빈 하르츠 이벤트브라이트 공동창립자 (사진=게티이미지)

▶“회사가 곧 집이다”…케빈ㆍ줄리아 하르츠 부부=케빈 하르츠(Kevin Hartz)와 줄리아 하르츠(Julia Hartz) 이벤트브라이트(Eventbrite) 공동창업자는 서로를 만난 것이 인생 최대의 행운이라고 말한다. 이용자가 이벤트에 참여하거나 직접 만들어 티켓을 사고 팔 수 있도록 한 이벤트브라이트는 두 사람의 강점이 만나 탄생했다. 부부가 데이트를 시작한 2006년, 케빈은 전자결제전문업체인 페이팔에서 근무한 경력으로 전자외화송금회사인 줌(Xoom)을 운영하고 있었고 줄리아는 음악방송전문채널 MTV에서 근무하고 있었다. 둘은 각자의 경력을 살려 이벤트를 온라인에서 사고 팔 수 있는 사이트를 구상했고, 이벤트브라이트는 그렇게 탄생했다. 2006년은 이들이 결혼식을 올린 해이기도 하다.

출범 후 9년이 지난 현재 이벤트브라이트는 전세계 190개국에서 운영되고 있다. 2011년과 2013년 벤처캐피털 타이거글로벌에서 각 5000만달러(약 549억원)와 6000만달러(약 658억원) 투자기금을 받는 등 총 1억4000만달러(약 1535억원)를 모았다. 창업 당시 이벤트 중개 플랫폼은 이전까지 없던 사업이었기 때문에, 이벤트브라이트는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었다. 2013년 3월까지 티켓 1억만장이 팔렸고, 수수료를 받아 15억달러(약 1조6500억원) 상당의 수익도 낼 수 있었다.

하르츠부부는 성공 비결로 ‘일과 가정의 합일’을 꼽는다. 부부는 집과 사무실을 분리시키지 않는다. 사무실에 작은 책상을 둬 딸들이 색칠공부하며 놀 수 있도록 했다. 가정이 곧 일이기 때문에 개인생활과 직장생활을 분리시켜야 한다는 강박관념에서 벗어날 수 있었고, 덕분에 두 가지 모두에 집중할 수 있다는 것이다. 줄리아는 “가정뿐만 아니라 사무실에서도 우린 진정한 동반자”라며 “공동의 목표와 열정, 꿈을 갖고 함께 일한다는 것은 굉장한 행운”이라고 말한다.

▶“캠퍼스커플(CC)에서 부부CEO로”…아르노 베르트랑ㆍ준준 첸 부부=숙박공유서비스인 하우스트립(HouseTrip) 공동창립자인 아르노 베르트랑(Arnaud Bertrand)과 준준 첸(Junjun Chen)은 대학에서 만난 캠퍼스 커플(CC)이었다. 프랑스출신의 베르트랑과 중국 출신 첸은 스위스 로잔호텔대학에서 만났다. 공부를 마치고 사회에 나갈 즈음 둘은 함께 시장을 개척했다. 런던에서 인턴으로 일하던 2007년, 부활절 휴가를 맞아 여행 계획을 세우던 중 식상한 호텔보다 가정집을 며칠만 빌려 묵고 싶었다. 당시 단기 숙박 임대 서비스는 지나치게 복잡했고, 휴가에서 돌아와 둘은 직접 숙박공유서비스를 만들기로 결심했다.

지금은 에어비앤비(Airbnb) 등 유사업체가 우후죽순 생겨났지만, 이들 부부가 사업을 구상했을 당시 숙박공유서비스 시장엔 경쟁자가 많지 않았다. 2009년 회사를 설립하고, 이듬해 1월 임대매물 200개로 서비스를 시작했다. 출범 후 1년동안 2만명이 하우스트립으로 숙소를 구했고, 2011년 7월까지 1000% 성장했다. 2014년 6월 기준 33만개의 매물이 등록됐고, 하우스트립은 프랑스 와이어드 잡지가 선정한 ‘유럽에서 가장 전망있는 스타트업 100개 회사’에 꼽혔다.

부부는 역할분담과 일과 가정의 분리를 사업 원칙으로 삼는다. 아르노는 대외적인 대표로서 마케팅, 홍보를 담당하고 준준은 재무와 경영관리 등 내부 운영을 맡았다. 공과 사를 구분해 회사일은 사무실에서 끝낸다. 부부는 하나일 때 남들에게 신뢰를 줄 수 있다고 믿어 사람들 앞에선 언제나 의견을 같이 한다. 이들 부부는 “사업파트너 간에는 신뢰가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부부는 함께 사업할 때 큰 강점을 가질 수 있다”고 말한다.

▶“가족의, 가족에 의한, 가족을 위한 사업”…후안호 로드리게즈ㆍ라우라 마르티네즈 부부=숙박공유서비스는 많지만 가족만을 위한 업체는 드물다. 스페인 출신 후안호 로드리게즈(Juanjo Rodriguez)와 라우라 마르티네즈(Laura Martinez)는 가족여행을 계획하면서 주택교환서비스인 노크(Knok)를 기획했다.

“프라하에서 만나 밀라노에서 데이트하고, 전세계를 여행했다”는 이들 부부는 단둘이 여행할 땐 자유롭게 숙소를 정했다. 하지만 자녀가 생기자 숙소 선정은 까다로워졌다. 매번 아이 장난감을 챙길수 없었고, 아이들이 놀 수 있는 놀이기구가 구비된 숙소도 드물었다. 집 전체를 교환하는 서비스는 여기에서 시작했다. 장단기 비는 집을 해당 기간에 필요한 사람에게 빌려주는 서비스인 노크의 특징은 가족친화적이라는 점이다. 노크에 등록된 대부분의 집들엔 장난감과 놀이기구가 있으며, 등록자는 숙소 인근에 가족이 할 수 있는 활동과 명소 정보를 공유해야한다. 또한 베이비시터, 요리사, 가사도우미 등도 연결해줘 아이들뿐만 아니라 부부도 여행을 즐길 수 있도록 했다.

2011년 5월 출범한 노크는 2년 동안 가입자 2만명을 모았고, 현재 160개 나라에 살고있는 사용자들이 집을 교환하면서 휴가를 보내고 있다. 창업자 부부에게 공동 창업의 가장 큰 장점은 “가정과 사업이 본질적으로 같은 것”이다. 후안호는 “출장이 곧 가족여행이고, 회사 일정도 자유롭게 조율할 수 있으니 일과 개인생활의 균형을 맞출 수 있다”며 가족과 함께 하는 사업에 만족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