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세환 기자] 국내 증시가 모처럼 활기를 띄고 있는 가운데 다음달 15일부터 주식시장의 가격제한폭(상·하한가)이 30%로 확대될 예정이어서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올해들어 상승랠리를 펼치던 국내 증시가 4월 하순 이후 횡보세를 나타내면서 가격제한폭 확대에 따른 변동성이 증시에 어떤 영향을 줄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국내 증권 시장과 투자자들의 인식이 충분히 성숙해 있다“며 “가격제한폭 확대로 시장 효율성이 증대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가격제한폭 ±30%로 확대=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다음달 15일부터 주식시장 가격제한폭이 현행 ±15%에서 ±30%로 확대된다. 이번 가격제한폭 확대는 1998년 12월이후 무려 17년 만에 이뤄지는 규제 완화 조치다.
거래소는 이번 제도 시행이 효율적인 가격 형성을 도울 수 있을 뿐 아니라 작전세력의 시세 조작을 막는 데도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중소형주를 중심으로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어 개인투자자들의 피해를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거래소 관계자는 “‘상한가 굳히기’ 등 시세조종 전략이 어려워지면서 불공정행위도 감소할 것”이라며 “가격제한폭 확대에 따른 시장의 충격을 방지하기 위해 정적 변동성 완화장치(정적 VI)와 단계별 서킷브레이커(CB·거래 일시 정지) 제도 도입 등 다양한 보완장치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당국과 금융투자업계는 내심 거래량 증가에 따른 시장활성화도 기대하고 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실장은 “가격제한폭이 확대되면 기업의 가치 변동이 주가에 신속히 반영될 수 있고 시세 조작도 예전보다 더 어려워진다”며 “효율성과 건전성 측면에서 실보다 득이 크다”고 말했다.
▶종목별 양극화 심화…간접투자 확대 전망=전문가들은 가격제한폭 확대가 단기적으로 시장 불안감을 키울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성숙한 투자문화가 뿌리내리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조윤남 대신증권 센터장은 “실적 등에 주가가 민감하게 움직이며 장중 변동성이 커질 것으로 보여 개인투자자들이 주식을 현금화해 한 발 빼고 지켜볼 수 있다”며 “개인 수급이 일시적으로 위축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다만 조 센터장은 가격제한폭 확대가 주로 중소형 개별주에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되므로 이번 제도 개편이 시장 전반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적 등에 따른 중소형주의 종목별 주가 차별화는 극명하게 나타날 것으로 분석된다. 중소형주의 변동성 확대는 대형주에 대한 선호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으며 간접투자에 대한 관심이 커질 수 있다. 조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가격제한폭 확대가 종목별 차별화를 심화될 것”이라며 “이로 인해 대형주에 대한 수요가 늘고 직접투자가 펀드나 상장지수펀드(ETF) 등 기관 투자로 흡수될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ㆍ유럽 가격제한폭 없어…장기적으로 폐지될 듯=금융당국과 업계 내부에선 가격제한폭을 넓혀도 시장 혼란 등의 부작용이 크지 않을 것이라며 장기적으론 선진국 처럼 아예 없애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거래소 관계자는 “대다수 국가에서 시장 관리자(거래소) 차원의 직접적인 가격 규제보다 변동성 완화 장치처럼 개별 투자자의 자율적인 판단에 의해 투자하는 문화로 유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학수 금융위원회 자본시장국장도 “장기적으로는 증시의 가격제한폭을 완전히 폐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국장은 ”아직 구체적으로 검토하는 단계는 아니다”라며 “가격폭 제한이 없어야 주식 가격이 더 효율적으로 형성될 수 있다. 당국 입장에선 가격제한폭 폐지가 궁극적인 목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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