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원승일 기자] 남북관계가 좀체 경색국면을 벗어나지 못한 가운데 우리 정부가 생물다양성협약 회원국으로는 처음으로 생물종 조사, 비무장지대(DMZ) 세계생태평화공원 조성 등을 위해 총 8억6000만원을 지원한다.

2020년까지 멸종위기종 관리, 보호지역 확대, 생태계 복원, 과학기술 공유 등 생물다양성 보전에 필요한 협력을 위해 5억6600만원을, 또 접경 보호 지역의 생물 다양성 보전과 DMZ 세계생태평화공원 조성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과 지지를 이끌어내기 위해 3억원을 지원하게 된다.

환경부는 생물다양성협약 사무국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업무협력 협정을 19일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체결했다고 밝혔다.

우리 정부의 자금 지원은 지난해 10월 강원도 평창에서 열린 제12차 생물다양성협약 당사국총회에서 우리나라가 제안해 채택된 ‘바이오브릿지 이니셔티브’와 ‘평화와 생물다양성 다이얼로그’를 추진하기 위한 것이다. ‘바이오브릿지 이니셔티브’는 2020년까지 멸종위기종 관리, 과학기술 공유 등 생물다양성 보전에 필요한 협력을 위해 우리나라가 지난해 당사국총회 때 제안했고, 당사국들의 협의를 거쳐 채택된 바 있다.

환경부는 협약 사무국과 함께 오는 6월부터 내년 6월까지 생물종 조사, 자연 자원의 지속가능한 이용을 위한 관리 및 전략 등 시범사업을 개발하고, 사업실행계획(2016~2020)을 수립할 계획이다. 환경부는 이를 위해 5억6600만원을 지원한다.

‘평화와 생물다양성 다이얼로그’는 접경 보호 지역의 생물 다양성 보전을 위해 국제사회와 대화하자는 것으로 이 또한 우리나라가 제안해 채택됐다. 환경부는 같은 기간 동안 협약 사무국과 함께 사업실행계획(2016~2017) 수립, 동아시역 지역 워크숍 개최 등을 추진하며 사업비 3억원을 지원하게 된다.

이 사업은 DMZ 세계생태평화공원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과 지지를 이끌어내는 것이 주요 목표 중 하나다.

지난해 정부는 남북이 국제기구와 협조해 DMZ 생태계를 공동 조사하고, 비무장지대를 세계생태평화공원으로 조성하자고 제안한 바 있다.

DMZ 일대에는 사향노루, 산양 등 106종의 멸종위기 생물을 포함해 5097종의 다양한 생물종이 서식한다. 이는 한반도 전체 멸종위기종의 43.1%, 전체 생물종의 13.4%에 이른다.

환경부 관계자는 “이번 업무협력 협정은 한국이 생물다양성협약 의장국으로서 처음 지원하는 것”으로 “올해 이들 사업에 대한 실행계획을 수립해 성공적으로 추진하게 되면 유럽연합(EU) 등 다른 회원국에서도 자금 지원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은 지난해 열린 제12차 생물다양성협약 당사국 총회에서 2년간 협약 의장국을 맡게 됐다.

생물다양성협약은 생물자원의 감소가 인류의 생존 자체를 위협할 수 있다는 범지구적 공감대에 따라 생물다양성의 보전과 지속가능한 이용, 유전자원의 이용에 따른 이익의 공평한 분배를 위해 지난 1992년 브라질 리우유엔환경개발회의에서 채택됐다.

기후변화협약, 사막화방지협약과 함께 세계 3대 환경협약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