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진원 기자] 사회과목 교사 박모(39ㆍ여)씨는 강원도 소재의 한 특목고에서 근무했다. 2011년 박씨는 학교 측이 신입생 입학 과정에서 부정을 저지른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출신 학교와 성별 등으로 차등을 둔 것이다. 그는 강원도교육청에 알렸다. 감사 결과 상당부분이 사실인 것으로 드러났다. 행정처분 및 수사의뢰가 이뤄졌다.
학교 측은 반격을 시작했다. 박씨를 해직했다. 대외비 문서를 알렸다는 이유였다. 박씨는 법원에 ‘파면처분 변경결정’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박씨의 제보로 학교가 행정적 불이익을 받자 파면한 것으로 보인다”며 ”박씨를 해임한 학교 측의 징계는 불합리하다”고 지난달 29일 판결했다. 그러나 스승의 날 하루 전인 14일 학교측은 항소장을 제출했다. 교단으로 돌아가기 위한 박씨의 2라운드가 시작했다. 스승의 날이 됐지만 상당수 교사들이 교단이 아닌 법정에 매여있다. 이들은 “하루속히 교단으로 보내달라”고 호소한다. 내부 고발에 앙심을 품은 학교측의 보복성 해고가 발 붙이지 못하게 해달라는 목소리는 애처롭다.
국어과목 교사 안모(42)씨는 지난해 8월 서울 모 사립학교 내부비리 고발 후 파면됐다. 서울시교육청에 소속 사립 학교 재단의 횡령, 금품 수수, 뇌물 증여 등의 비리를 제보했기 때문이다. 서울시교육청은 특별 감사를 벌여 인사, 회계, 시설 분야에서 17건의 비위를 적발했다.
학교 측은 내부 고발자인 안씨에 대해 학생 등교 지도 불이행ㆍ학급 운영 계획서 기록 거부 등 7가지 이유로 파면을 결정했다. 교육부 교원소청심사위원회는 파면 취소 결정을 내리고 복직하게 명했다. 안씨는 12월 복직 명령에 따라 복귀 했다.
그러나 학교 법인은 복직 2주만인 다음해 1월 세월호 집회 참가 등을 이유로 2차 파면 해직했다. 안씨는 다시 교원소청심사위를 거쳐 올해 5월 2차 파면 취소 결정을 받고 복직했다. 그러나 안씨는 여전히 교단엔 서지 못하고 있다. 학교 측은 급식 지도나 하라고 했다.
안씨는 “학교로부터 2차 교원소청심사위의 복직 명령에 불복하는 행정 소송을 걸겠다는 공문을 스승의 날을 3일 앞둔 12일에 받았다”고 말했다.
서울고등법원과 행정법원에 따르면, 지방교육감 및 교육부를 상대로 임용취소처분 취소 및 징계처분 취소 등의 소송전은 지난해와 올해를 합쳐 17건이 진행 중이거나 처리됐다. 또 전교조에서 파악하고 있는 해직교사는 30여명으로 이중 12명이 법적 다툼 중이다.
교원조직도 소송전에 뛰어들었다. 교육부는 전교조의 내부규정을 문제삼아 2013년 10월 법외노조 통보를 했다. 전교조는 2014년 6월 행정법원에 법외노조통보처분취소 소송 냈으나 원고 패소 판결을 받았다. 전교조 측은 항소했다. 항소 1년이 돼 가지만 공판 기일 조차 잡히지 않은 상태다.
전국교직원총연합회는 최근 통과된 김영란법(부정청탁및금품수수방지법)에 위헌소송을 예고했다. 교총은 “사립학교 교사를 공공기관 종사자로 의율해 각종 제재를 가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주장이다.
세월호 관련 대통령 비판 성명을 청와대 게시판에 썼던 교사들 100여명은 교육부의 고발에 따라 수사를 받는다. 몇몇 교사는 학교 폭력 관리소홀로 고발됐다.
교육감도 법정에 매여있다.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은 최근 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당선무효형인 벌금 500만원 판결을 받았다. 조 교육감은 고등법원에 항소했다. 조 교육감은 해당 법조문에 대해 위헌법률심판청구를 낼 계획이다.
재경법원의 한 판사는 “사학 비리를 고발한 선생님들에게 학교법인이 각종 다른 이유로 해직하거나 징계하는 경우가 많이 있다”고 전한 뒤, “정치적으로 민감한 교육 관련 소송전은 전후 사정을 살펴보고 신중하게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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