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서경원ㆍ이세진 기자]어린이용 교육물에 나온 경찰의 시위관(觀)에 편향성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26일 어린이들을 상대로 치안 업무의 이해를 돕기 위해 만들어진 사이버 ‘어린이 경찰청’ 홈페이지를 보면 ‘시위가 뭐지요’ 코너에 ‘여러 사람이 같거나 비슷한 목적을 가지고 도로·광장·공원 등 사람들이 자유로이 다닐 수 있는 곳을 진행하거나 구호나 노래 등으로 세력을 과시하여 다른 사람들의 의견을 바꾸도록 하거나, 자신들이 원하는 것을 이루기 위한 행동’이라고 적혀 있다.
언뜻 보면 별문제가 없어보이지만 문구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아이들에게 시위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부터 심어줄 만한 표현들이란 지적이다.
자유로이 다닐 수 있는 장소에서 진행된다는 표현은 시위를 떠올리면 먼저 불편하단 인상부터 떠오르게 만들 수 있고, ‘세력 과시’란 말 역시 오해의 소지가 다분하다.
시위의 주체는 힘 있는 단체나 조직이 아닐 경우가 적지 않고, 설령 세력이 있다 해도 이들의 시위가 과시의 성격이라 단정 짓긴 어렵다는 분석 때문이다.
물론 법의 울타리를 벗어난 폭력·불법 시위에 대해선 엄정한 대처가 필요하겠지만, 다른 사람들의 의견을 바꾼다거나 자신들이 원하는 것을 이루려는 목적이 있다는 식의 내용도 시위를 이해 달성의 수단으로만 바라본 경찰 중심의 해석이 짙다는 지적이다.
동시에 시위가 민주사회에서 헌법에 보장된 집단적 의사표현 행위라는 점도 균형 있게 다뤄지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보통 시위에 대한 사전적 정의는 ‘다수의 사람들이 공동의 목적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정책당국이나 관련 조직에 대해 영향력을 행사하거나 일반시민에게 알리기 위해 시도하는 공개적이고 집합적인 의사표현 행위’다.
따라서 아이들에게 시위가 시민의 보편적 권리라는 설명도 함께 해줘야 한다는 것이다.
어린이 경찰청에선 파업에 대해서도 ‘회사나 공장에서 근무하는 노동자들이 월급을 올려 달라거나 좀 더 쉴 수 있도록 해 달라는 요구를 달성하기 위해 일하는 것을 거부하는 행위’라고 설명하고 있다.
아이들에게 단순한 표현으로 전달력을 높이기 위한 면도 있겠지만, 이 역시 적법한 단체협상의 한 수단이란 설명은 간과하고 단순히 떼를 쓰는 행위라는 인식을 갖게 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석호 서울대 교수(사회학)는 “경찰 입장에서 시위를 의사표현의 통로로 보지 않고 관리·대응해야 하는 문제거리로 인식하고 있는게 드러난게 아닌가 의심스럽다”며 “이렇게 되면 기본 개념이 없는 아이들한테 시위에 대한 부정적 선입견을 만들어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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