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최정호 기자]‘제2의 단통법’인 유무선 결합상품 규제를 놓고 통신 업체간 신경전이 뜨겁다. 유무선 결합 할인을 통해 이통시장 리더십을 유지하고자 하는 SK텔레콤과, 규제를 통해 반전의 기회를 잡고자 하는 KT, LG유플러스의 입장이 첨예하게 맞서고 있다.

정부가 최근 이동통신 보조금 상한을 규제, 소비자들의 단말기 구매 비용을 높힌 단말기 유통법에 이어, 유선 시장에서도 같은 규제책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자, 이통사들이 적극 대응에 나선 결과다.

서울대 공익산업법센터는 12일 ‘ICT 생태계 진화에 따른 방송통신시장 규제의 현안과 과제’를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했다. 김성환아주대 교수는 “시장경제의 경쟁 관점에서 결합상품에 대한 규제를 논의할 근거 자체가 없다”며 “그래도 규제가 필요하다면, 이용자 이익에 직접 영향을 주는 소매시장 규제가 아닌, 도매규제 수단을 활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유무선 결합 상품 규제가 자칫 소비자들의 체감 통신비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는 ‘제2 단통법 사태’에 대한 경고다.

SK텔레콤 관계자도 “가입자 중 유무선 결합 할인 혜택을 받는 경우는 전체의 10%에도 못미친다”며 “이 숫자를 근거로, 지배력 운운하며 규제를 해야한다는 것은 후발 사업자들의 트집잡기 또는 규제 당국의 핑계”라고 목소리를 높혔다.

반면 전날 열린 경쟁법센터 세미나에서는 5:3:2로 고착된 이통시장의 구조 자체를 변화시켜야만, 소비자 후생도 늘어날 수 있다는 논리가 지배적이였다. 즉 KT와 LG유플러스, 그리고 향후 등장할 제4이통과 SO 사업자들이 보다 많은 가입자를 확보해 SK텔레콤과 경쟁이 뜨거워진다면, 소비자들의 통신비 인하 체감폭도 커질 수 있다는 논리다.

박추환 영남대 교수는 “그간 요금이슈 등으로 결합시장 지배력 전이 문제가 후 순위로 밀려왔으나, 경쟁패러다임이 결합상품중심으로 변화하면서 공정경쟁과 소비자 후생에 결합이 미치는 영향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경쟁적 시장 구조 개선이 결국 사업자간 자율적 요금 경쟁을 촉진하는 기반이 되어 소비자 후생증진 유도를 기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5:3:2의 점유율 고착화 구조로 인한 소비자 후생 손실규모가 균형적 산업구조(3:3:3)와 비교해 지난 12년간 약 11조원에 달한다고 추산했다.

한편 정부는 최근 통신 요금 인하 방안 중 하나로 이동통신 선두 사업자인 SK텔레콤에게만 부과됐던 요금 약관 사전 심사제도를 폐지할 것을 검토하고 있다. 동시에 방송 사업자들을 의식, IPTV나 위성, 케이블 TV를 통신 서비스와 묶어 지나치게 싸게 파는 것도 규제하겠다는 ‘이중적’ 태도를 보이고 있어 업계에 논란을 불러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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