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 리뷰스타=박근희 기자] 유서대필 의혹으로 억울하게 옥살이를 해야 했던 강기훈 씨가 24년 만에 무죄확정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14일 대법원 2부(주심 이상훈 대법관)는 자살방조 혐의로 기소된 강기훈(51) 씨의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앞서 강 씨는 전국민족민주운동연합(전민련) 동료였던 김기설 씨가 지난 1991년 5월 노태우 정권 퇴진을 요구하며 분신했을 때 유서를 대신 써주고 자살을 방조한 혐의로 기소됐다.당시 검찰은 김 씨의 동료였던 강기훈 씨를 자살의 배후로 지목했고, 국립과학수사연구소도 김 씨 유서와 강기훈 씨 진술서의 필적이 같다는 감정 결과를 내놨다.이에 법원은 강 씨의 유죄를 인정, 1992년 징역 3년을 선고했으며 강 씨는 만기 복역했다. 강 씨의 재심은 지난 2007년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의 재심권고 결정 이후 6년 만인 2013년 10월 시작됐다. 이후 재심 재판부인 서울고법 형사10부는 지난 해 "1991년 국과수 감정 결과는 신빙성이 없고 검찰의 증거만으로 강 씨가 김 씨의 유서를 대신 작성했다는 증거가 부족하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이로써 강기훈 씨는 유서대필 사건에 이은 자살방조 혐의 등으로 기소된 지 24년 만에 무죄가 확정됐다. 간암을 앓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강 씨는 이날 재판에 참석하지 않았다.강 씨는 지난해 재심 재판 때의 최후 진술에서 "과거의 불행했던 일이라 치부하고 어쩌면 잊고 싶었을지도 모를 1991년의 기억들은 이승을 뜨지 못하는 망령처럼 떠돌면서 제 삶을 압박했다"고 밝혔다.이어 그는 "이번 재판이 대한민국 수사기관과 사법 절차가 어느 수준인지를 가늠할 수는 있겠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며 "유서대필 사건이 추억에서나 존재하게 되길 바란다. 또한 법을 다루는 전문가들이 어떤 '편견'을 가지게 되면 얼마나 불행한 일들이 벌어지는지를 생각하게 하는 참고 자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이와 관련, 인재근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을 비롯한 민주평화국민연대 소속 의원들은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사건 조작에 관여한 인사들의 책임을 묻지 않는다면 제2, 제3의 강기훈이 나올 것"이라며 최소한 정치 도의적 책임은 지게 해야 한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간암을 앓고 있어 건강이 좋지 않을 것으로 알려진 강 씨는 이날 재판에는 참석하지 않았다. 다만, 강 씨의 변호인은 재심 청구 이후 판결까지 7년을 끌면서 강 씨의 건강이 악화됐다며, 국가에 대한 배상 소송 등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idsoft3@reviewsta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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