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배문숙기자]‘침체의 늪’에서 좀처럼 빠져나오지 못하는 한국경제의 처방전으로 정부와 한국은행이 발맞춰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과 추가 기준금리인하라는 부양 패키지를 띄울 것이라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일고 있다.
추경 편성론은 지난 9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먼저 불을 당겼다.
이 총재는 “추경의 집행 요건이 상당히 엄격하게 돼 있고 재정건전성도 무시할 수 없어서 어려움이 있지만 경기회복과 성장잠재력 제고를 위해서는 재정이 어느 정도 역할을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가 올 상반기의 재정 조기집행률을 59%로 끌어올리기로 하는 등 노력하고 있지만 경기회복을 위해서는 추가 예산 투입 등 한층 적극적인 재정 정책이 필요하다는 점을 우회적으로 강조한 것이다.
정부가 올해 추경을 편성한다면 그 규모는 10조∼15조원이 유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일각에선 추경 차원을 넘어 특단의 대책을 펼쳐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우리 경제가 최근 2년 여간 양적완화 정책인 ’아베노믹스‘를 앞세워 어느 정도 경기를 살려놓은 일본과 자주 비교되는 것이 이 같은 얘기에 힘을 실어준다.
이에 대해 정부는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최 부총리는 최근 여러 차례에 걸쳐 “올 상반기 끝까지 경기흐름을 지켜본 뒤 거기에 맞는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또 추경 편성 기대가 커지는 동시에 추가 금리 인하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그간 정부가 추경을 편성할 때마다 기준금리도 함께 내리는 ’경기부양 패키지‘를 써왔기 때문이다.
2003년, 2004년, 2008년, 2009년 추경 편성 때 기준금리 인하가 동반됐다. 박근혜 정부 1년 차인 2013년에도 4월에 추경을 편성하고 뒤이어 5월 한은이 금리 인하를 단행했다.
올해 ’추경+금리인하 패키지‘ 단행의 관건은 2분기 경기 동향이다.
오는 30일 발표되는 3월 산업활동동향에서 내수 경기 회복 신호가 나타날 수 있을지가 관전 포인트다.
한은은 추경 편성을, 기재부는 기준금리 인하를 우회적으로 상대에게 요구하는 ‘엇박자’를 해소하고 양측이 제대로 공조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러나 추경 등을 통한 추가 부양책을 내놓기보다는 성장잠재력이 떨어진 현실을 인정하면서 장기적이고 구조적인 정책에 집중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는 전문가들도 적지 않다.
이창선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단기적으로 경기 부양이 필요하다면 적자 재정을 편성해야 하지만 지금은 예산을 조기에 집행하고 있어 2분기 성장률 추이를 지켜봐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며 “추경을 논의하기에 앞서 올해 재정을 가장 효율적으로 쓰는 방향을 먼저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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