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 경제=서지혜ㆍ문재연 기자]지난 2008년 6월 일본의 한 커뮤니티 게시판에는 ‘아키하바라에서 사람을 죽이겠다’는 글이 올라왔다. 실제로 당시 아키하바라에서는 25세 남성이 행인을 마구 찔러 7명이 사망하고 16명이 부상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당시 일본인들은 이런 살인예고가 올라온 게시판 ‘니챤네루’에 주목했다.
2000년대 초 등장한 니챤네루는 게시판을 통해 특정집단에 대해 극단적인 혐오 발언을 하고 공격적인 행동을 하는 커뮤니티다.
니챤네루 이용자들은 최근 세월호 추모행사를 집단적으로 조롱하기도 했다.
국내에서도 일베(일간베스트 저장소)의 세월호 유가족 비하발언 등 공격성이 날이 갈수록 심해지는 가운데, 이들의 활동이 일본의 ‘니챤네루’와 같은 극단적인 온라인 커뮤니티의 행보를 닮아가고 있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일베 이용자들은 ‘축제를 즐기는 한국인’ ‘돼지같다’는 등의 니챤네루의 게시글을 번역해 공유하고 니챤네루와 함께 세월호 유가족을 조롱하기도 했다.
더 큰 문제는 최근 극단적인 행동을 하는 ‘행게이(실제로 행동에 나서는 일베 이용자)’들이 눈에 띄게 늘어났다는 점이다.
지난 해 12월 신은미, 황선 씨의 전북 익산 토크콘서트에서 한 10대 일베 이용자가 이른바 ‘로켓캔디’를 던져 2명에게 화상을 입힌바 있다.
당시 이 10대는 ‘콘서트를 방해하겠다’며 일베 게시판에 예고 글을 올렸다.
지난 1월 청와대를 폭파하겠다고 협박한 강모(22) 씨 역시 일베 회원이었다.
현재 니챤네루가 일본에서 하나의 ‘문화계층’으로 간주되고 있는만큼 전문가들은 일베가 이들의 행보를 따라갈 경우 ‘표현의 자유’라는 이름으로 포장돼 극단적인 범죄를 예방하기 힘들 수 있다고 지적한다.
‘거리로 나온 넷우익’의 저자인 야스다 고이치 씨는 “니챤네루와 일베 모두 인터넷에서 탄생한 극단적 커뮤니티라는 점에서 비슷하다”며 “이들은 표현의 자유를 내세워 특정인에게 상처를 입히거나 피해를 주면서 쾌락을 느낀다는 점도 닮았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이들의 행동에 대한 적절한 처벌과 비판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장덕진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는 “일본이나 독일이나 다 마찬가지라고 하지만 사실 모든 국가가 처음 이와 같은 극단적인 커뮤니티가 발생했을 때 언론이나 정부가 면밀히 분석해 최소한 지켜야할 도덕적 가치를 세우기 위해 노력하지 않고 오히려 이용했기 때문에 심화된 것”이라며 “언론이 기본적인 도덕 가치에 대한 ‘공적 그릇’을 튼튼하게 만들어주고 각자의 가치를 추구하는 과정에서도 공동의 합의를 이끌 수 있는 노력과 호소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