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실상 일반 수용자와 같은 처우…고령 사형수는 연 2회 건강검진

[헤럴드경제=양대근 기자] 반사회ㆍ반인륜적 흉악 범죄를 저지르고 사형을 선고받은 사형수들의 평균 연령이 50대에 육박한 것으로 조사됐다.

형 집행이 20년 가까이 이뤄지지 않다보니 60대 이상의 ‘고령 사형수’도 해마다 늘어나고 있다. 이들 사형수에 대한 처우와 세금 논란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20일 본지가 단독 입수한 법무부의 연령대별 사형수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 3월말 기준 국내 교도소에 수감돼 있는 전체 사형수 57명의 평균 연령은 약 49세로 집계됐다.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대한민국 인구 평균 연령인 39.8세보다 10세 가량 더 많은 수치다.

연령대별로 보면 40대 사형수가 28명으로 가장 많았다. 30대와 50대가 각각 10명으로 뒤를 이었다. 그 외 60대는 7명, 고령으로 볼 수 있는 70대는 2명에 달했다. 20대 이하는 한 명도 없었다.

최고령 사형수는 지난 2007년 8월 전남 보성군으로 여행 온 여대생 등 4명을 바다에 빠뜨려 살해한 오종근으로 추정된다.

2010년 대법원에서 형이 확정돼 현재 78세다. 무자비한 연쇄살인으로 온 국민을 경악케 했던 유영철과 강호순은 40대 후반이다.

이처럼 사형수 평균 연령이 높아지는 이유는 제도로서 사형이 존재하는 반면 집행 자체는 멈췄기 때문이다.

한국은 지난 1997년 12월 이후 20년 가까이 사형 집행을 하지 않고 있다. 국제 앰네스티는 한국을 ‘실질적 사형폐지국’으로 분류하고 있다.

사형 집행이 사실상 중단되면서 이들에 대한 처우 논란은 해마다 반복되고 있다.

‘형의 집행 및 수용자의 처우에 관한 법률(형집행법)’에 따르면 사형수는 원칙적으로 독방을 사용한다.

또한 심리적 안정과 원만한 수용생활을 위해 소속 교도관과 지속적으로 상담을 하고 종교상담ㆍ심리치료 등 교화 프로그램도 부과받는다. 외부인과의 면회나 전화통화도 제한적으로 가능하다.

이들에 대한 세금 논란도 계속되는 실정이다.

2012년 기준으로 사형수 1명에게 들어가는 돈은 연간 약 2200만원으로 나타났다. 올해는 늘어난 식비 등을 감안하면 2500만원 가까이 들어갈 것으로 추정된다. 일반 수용자와 사형수 간 비용 차이가 사실상 없기 때문에 같은 처우를 받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고령 사형수의 경우에는 6개월에 1회 이상 건강검진을 받도록 돼 있어 추가 비용이 더 들어간다.

최근에는 사형수 유영철이 교도소 내로 성인 화보와 성인 소설 등을 불법적으로 반입하려 한 사실이 보도되며 사회적 공분을 일으키기도 했다.

2006년 이후 사형수가 자연사 하는 경우가 생겨나면서 ‘흉악범들이 죗값을 치르지 않고 오히려 천수를 누리는 게 아니냐’는 논란도 가열되고 있다.

올해 초에도 사형수 한 명이 옥중에서 자연사했다. 반면 종교 단체와 인권 단체 등은 인권 보호와 교정 선진화를 논거로 사형 집행에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사형제 폐지’ 입법화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법안 발의를 주도하고 있는 유인태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세계 198개국 중에 약 140개 국가가 사형제를 폐지하고 있고 사형이 흉악범죄 억제 효과가 없다는 것은 유엔의 두차례에 걸친 조사에서 증명이 된 바가 있다”며 “한국이 사실상 사형제 폐지 국가이기 때문에 이 부분에서 (제도와 집행이) 형평성 있게 가는 것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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