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글로벌 제약업체들의 기업간 대규모 인수합병(M&A)이 멈출 줄 모르고 있다. 신약개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는 가운데, 저금리 융자로 인해 투자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됐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26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난해부터 이어진 제약업계의 M&A 규모가 총 4620억달러(약 498조6000억원)를 넘어섰다고 전했다. 이는 오스트리아의 국내총생산(GDP)을 넘어서는 수준이다.
지난 21일엔 이스라엘의 제약업체 테바가 미국에 본사를 두고 있는 경쟁업체 마일란(Mylan)에 대해 430억달러의 적대적 인수를 시도했다. 두 업체가 합병에 성공하면 연 매출 300억 달러의 기업으로 거듭나, 아스트라제네카를 제치고 글로벌 10대 제약업체로 뛰어오르게 된다. 마일란은 테바의 적대적 인수를 피하는 한편, 스스로는 아일랜드 제약업체인 페리고를 330억달러에 인수를 시도하고 있다. 업계간 물고 물리는 M&A 전쟁이 벌이는 셈이다. 마일란은 2개월 전엔 53억달러 규모의 애벗 래버러토리즈 인수작업도 완료했다.
제레미 레빈 전 테바 최고경영자(CEO)는 “M&A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전략적 요소라기보다 재정적 요소”라며 “(지금은) 금융비용이 감소하고 자산매입을 통한 투자수익이 과거보다 더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이런 가운데 인도의 선파마와 시플라와 같은 업체들의 저가제품 공세가 이어지면서, 액타비스 등은 고가제품 개발 전략으로 선회하는 방향을 선택했다. 이를 위해 지난해 말 액타비스는 727억달러를 들여 보톡스 제조사인 앨러건을 인수했다. 앨러건은 눈썹 성장 촉진제, 가슴 보형물 등 미용관련 의약품도 판매하고 있어 사업영역 확대가 기대되는 인수작업이었다.
또한 파이저, 로슈, 노바티스 등 대형 제약사들은 수년째 연구개발(R&D)에 많은 투자를 해왔으나 수익이 신통치 않자 난국을 타개할 또다른 선택지로 소규모 업체로 눈을 돌렸다. 지난달 애브비는 파머시클릭스를 210억달러에 인수했는데, 파머시클릭스는 백혈병치료제로 이름을 알리며 급성장하고 있는 업체 가운데 하나였다.
지난해 미국 식품의약품안전국(FDA)이 승인한 신약은 41개로, 18년래 최고이자 사상 2번째로 많은 수준이었다. C형간염, 암, 심장질환 등의 신약개발에 소규모 업체들 다수가 강세를 보였다. 대형 제약사가 R&D를 위해 소규모 업체들에 눈독을 들이는 이유다.
레빈 테바 전 CEO는 “M&A는 투자자들을 위한 수익을 냄으로써 혁신에 동력을 가져오게 될 것이고 추가적인 혁신으로 재생산될수도 있다”며 “M&A는 바이오기술 생태계의 건강한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ygmoon@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