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해준, 원승일 기자]1년 전 온국민을 참담한 슬픔과 분노의 바다에 빠뜨린 4ㆍ16 세월호 참사는 민간소비뿐만 아니라 생산, 투자, 고용 등 경제 전반에 큰 타격을 가했다. 가뜩이나 침체된 상황에서 경제활동을 거의 중단시키다시피 했다.
그로부터 1년 후 한국경제는 세월호의 직접 영향권에서 벗어났지만, 고용 및 노후 불안과 늘어나는 가계부채, 대외환경의 불확실성 등 구조적 요인으로 회복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성장제일주의의 위험성에 대한 뼈저린 교훈은 서서히 잊혀져가고 있다.
최근 현대경제연구원이 세월호 참사의 경제적 영향을 분석한 결과 민간소비가 1조8000억원 가량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레저업 신용카드 승인액이 세월호 참사 이후 전년대비 3.6% 감소했고, 요식업 소비도 참사 이전 12.7% 증가에서 7.3%로 떨어졌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전분기대비 민간소비 증가율은 지난해 1분기 0.4%에서 세월호 참사 직후인 2분기엔 –0.4%로 급락했다.
서비스업 생산 증가율도도 같은 기간 0.7%에서 0.1%로, 광공업생산은 –0.3%에서 –0.6%로 줄줄이 하향곡선을 그렸다.
지난해 1분기 5.3%의 증가율을 보였던 건설투자도 2분기 들어 0.5%로 급락하면서 건설경기에 찬물을 끼얹었다.
1분기에 72만9000명이 늘었던 취업자수는 2분기에 46만4000명으로 감소했고, 2분기 실업률은 3.7%로 치솟았다.
세월호 참사에 따른 내수 부진은 지난해 1분기 1.1%의 성장률을 보였던 국내 경제를 참사 직후인 2분기 0.5%로 끌어내렸다.
전문가들은 현재 우리 경제가 세월호 충격에서 벗어나긴 했지만 내수부진이란 구조적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진단한다.
가계소득이 정체돼 있는 상황에서 노후, 주거, 일자리 불안 등으로 소비지출은 좀처럼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1000조를 넘어선 가계부채도 더욱 가속화 될 것이란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경제동향분석실장은 “지금의 내수부진과 경기 둔화세는 세월호 참사의 영향과는 무관한 것으로 봐야 한다”며 “경제의 구조적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저성장에서 벗어나기는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도 “노후불안에 따른 소비 위축이나 글로벌 환경악화에 따른 수출부진 등 구조적 요인이 경기 회복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며 “경기활성화와 체질개선을 위한 구조개혁이 지속적으로 진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월호 참사가 생명과 안전을 무시한 채 이윤을 최우선시하는 천민적 자본주의 사고와 성장제일주의의 위험성, 정경유착과 부패의 해악에 뼈아픈 경종을 울렸지만 그 교훈은 1년이 지나면서 흐지부지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이정전 서울대 명예교수는 “한국기업의 사회적 책임의식이 선진국에 비해 부족하고 정경유착의 결과가 세월호 참사로 나타났다”며 “하지만 이를 관리 감독할 정부와 정치권이 개혁을 제대로 추진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