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태열 기자]쇼핑중독을 정신과에서는 충동조절장애의 일종으로 보며 단순한 과소비와는 구분한다. 이는 ‘필요하지 않은 상품을 마구 구입하고도 자기가 구입한 상품이 뭔지 제대로 기억도 못하고 쇼핑이 불가능해지면 심리적ㆍ육체적 부작용이 일어나는 상태’로 정의한다.

지난 2006년 영국 정신과 의사들은 ‘정신질환 진단ㆍ통계 편람’에 “쇼핑중독은 정신병의 일종”으로 분류했다. 쇼핑중독이 얼마나 심각한 수준이기에 정신병으로까지 분류하게 됐을까.

연구보고서들에 따르면 영국은 성인의 2~10%가 쇼핑중독 경향을 보이며 이들 가운데 여성이 남성보다 9배나 더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남성들은 테스토스테론 호르몬 분비로 여성보다 상대적으로 쇼핑 충동을 잘 조절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남성에게는 쇼핑보다는 자동차를 거칠게 운전하는 등의 행동이 테스토스테론 분비를 유발해 여성의 쇼핑만큼 짜릿한 경험을 안겨준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캐나다의 콩코르디아대의 진화심리학자 갓 사드 박사에 따르면 연구에 참가한 남성들에게 최고급 포르쉐 스포츠카를 몰게하면서 호르몬 변화를 측정했더니 테스토스테론의 수치가 일제히 치솟은 것으로 나타났다.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은 물건을 고르는 ‘과정’의 즐거움보다는 ‘효율적 결정’이라는 능력을 추구하게 만들기때문에 남성이 쇼핑중독에 빠지는 것이 여성보다는 덜하다는 것이다.

쇼핑중독 환자에게서의 강박장애의 유병율은 12~30%에 달한다고 알려져있다. 우리나라도 사정은 마찬가지이거나 더 심각한 수준이다.

2011년 행정안전부의 인터넷중독 실태조사에 따르면 “인터넷 쇼핑의 사용조절이 안된다”고 응답한 성인여성은 전체의 13.5%였다. 쇼핑중독은 우율증, 불안장애, 알코올 및 약물남용이 동반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쇼핑중독에 걸린 사람들은 마구잡이로 물건을 사지 않으면 심리적 불편감과 함께 각종 신체적 증상들이 나타난다”고 말한다. 대표적인 신체적 증상은 정서불안, 소화불량, 두통, 우울증 등이다.

강북삼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신영철 교수는 “쇼핑에 중독된 사람들은 충동의 통제를 못하는 전형적인 ‘충동조절장애’ 환자로 집에는 한 번도 입지 않은 옷이나 신발, 모자 등이 그대로 보관돼 있는 경우가 많다”며 “특별히 구입할 것도 없는데 ‘오늘은 뭘 사나’ 하고 고민하는 것도 특징 중 하나”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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