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의료 R&D 프로세스 개편 추진…외부과제 관리절차 일원화·고도화 평가위원 늘리고 활동 정보 DB화…성과평가위원회 구성 통합적 관리
투자가 좋은 결실을 맺기 위해서는 필요한 곳에 제대로 쓰여야 한다. 아무리 좋은 취지의 정책이라도 예산이 불필요한 곳에 쓰이거나 중복투자 된다면 예산만 낭비될 뿐이다. 보건복지부는 국민 건강과 행복한 사회 실현을 위해 집중하고 있는 보건의료 R&D 정책을 제대로 시행하기 위해 ‘보건의료 R&D 프로세스’ 개선에 나섰다.
프로세스 개선을 위한 지속적인 노력에도 불구하고 소속·산하기관 별로 과제 관리체계가 다르거나 공정성·전문성 확보에 한계가 발생하면서 본격적인 개선 작업을 추진하게 됐다는 게 복지부의 설명이다. 보건의료 R&D는 한국보건산업진흥원, 국립보건연구원(질병관리본부), 국립암센터 등 3개 기관으로 분산돼 각각의 연구 과제를 선정·관리하는 체계로 운영돼 왔다. 그러다 보니 총괄적 관리 미흡에 따른 일관된 전략 부재, 기관 간 기획·평가의 연계 부족 등으로 투자가 중복된다는 오해가 발생하기도 했다. 또 3개 기관으로 분산된 관리체계는 세부 절차에 차이가 있고 내부조직이 기획과 평가 전반에 관여할 수 있어 일각에서는 외부과제 관리의 공정성·전문성 면에서 우려 섞인 시선을 보내오기도 했다. 정부가 보건의료 R&D에 대한 프로세스 개편 추진에 나선 직접적인 이유다.
적용 대상 사업은 진흥원, 국립보건원, 암센터의 외부연구과제다. 추진 전략은 간단하다. ▲투명성·공정성 제고를 위한 관리절차의 ‘일원화’ ▲책임성·전문성 제고를 위한 관리절차의 ‘고도화’ ▲ 성과지향적 R&D 투자를 위한 전주기 R&D 관리다.
프로세스 개선을 위한 추진전략은
먼저 투명성·공정성 제고를 위한 관리 일원화를 위해 국립보건연구원은 지금껏 내부 조직에서 진행해왔던 R&D 선정 및 평가 절차를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 일괄 위탁할 계획이다. 국립암센터는 센터의 암정복추진기획단의 기능 재조정에 나선다. 과제기획(RFP)에서 선정, 평가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을 보건의료기술정책심의회 전문위원회로 역할을 재정립하는 것이다. 평가 계획에 대한 복지부 승인 절차를 강화하고 최종 선정 및 평가는 외부 평가자만이 참여할 수 있게 했다. 정부는 한발 더 나아가 3개 기관에 대해 현행 시범실시 중인 암맹평가(Blind Review, 서명평가 시 평가위원이 연구내용에 대해서만 평가하도록 연구계획서 상 연구책임자의 인적사항 등을 삭제 후 평가)를 1차 서면평가에 전면 도입할 계획이다. 또 논문 분석 등을 통해 연구책임자와 평가위원 간의 공동연구 상관도를 정량화하고 상관도가 높은 경우 평가 참여를 제한할 방침이다.
평가위원의 참여 규모도 늘린다. 실제 평가에 참여하는 평가 위원 규모를 3천명에서 연내 5천명까지 확대하고, 평가위원 활동에 대한 이력정보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해 지속적으로 관리해나갈 계획이다. 정부는 평가위원들의 사기진작을 위해 우수 평가위원에게는 인센티브를 제공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두 번째 책임성·전문성 제고를 위한 관리절차의 고도화를 위해 과제평가단의 구성방법과 절차에 대한 표준 매뉴얼을 마련할 방침이다. 지금까지는 연구사업관리전문가(PM, Project Manager) 제도를 운영하면서 PM과 PM 운영위원(PM의 전문성을 보완하고 업무를 보좌하기 위한 분야별 전문가 위원회)이 과제평가단 구성에 참여해 왔다. 하지만 평가단 구성방법과 절차가 사업별로 다르고, 구체성이 부족해 개선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이에 정부는 과제평가단 관련, 표준 매뉴얼을 마련하고 이를 공동관리 규정에 반영하여 일관성 있게 적용할 계획이다. 표준 매뉴얼은 1, 2단계로 평가위원 후보추출 및 우선순위 지정 권한을 각각 다른 PM 운영위원에게 부여해 주체를 분리하고, 3단계로 우선순위 조정 및 확정을 PM이 맡도록 한다. 4단계로 관리기관이 평가위원 후보자를 섭외해 과제평가단을 구성하고 마지막으로 복지부에서 과제평가단을 확정하는 5단계로 구성될 예정이다. 각 단계별 처리내용은 진흥원 전산시스템에 기록하고 이를 과제평가단 승인요청시 포함해 보고하도록 할 방침이다.
정부는 전문성 강화를 위해 관리기관 담당자의 직무교육도 의무화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불량과제에 대한 제재 조치를 명확히 하여 과제관리의 엄정성도 제고할 방침이다. 그동안 불량과제에 대한 판단기준이 모호해 전문위원회 심의에만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 더구나 유사 불량과제임에도 위원회별로 조치에 차이가 발생하는 등 제재조치의 일관성이 부족하다는 문제 제기가 있었다. 이에 성실실패 판단을 위한 가이드라인을 제정해 사유별 제재조치를 명확하게 할 계획이다. 이는 제재조치의 일관성을 확보한다는 차원이지만 더 나아가서는 성실실패를 적극 인정함으로써 도전적·창의적 연구를 활성화시키는데 주력하겠다는 게 복지부의 의지다.
마지막으로 성과지향적 R&D 투자를 위한 전주기 R&D 관리를 위해 ▲ ‘보건의료 R&D 기획자문단’ 구축 ▲개방형 기획 플랫폼 및 RFP 사전공시제 도입 ▲R&D 투자수요 지표 도입 ▲기술사업화 촉진을 위한 고도화된 관리체계 등을 신설할 방침이다. 기획자문단은 3개 기관의 기획전문가 기구를 통합해 기술, 제품 등 다양한 영역의 기획전문가로 구성된 통합 자문단이다. 통합 자문단을 활용해 기획의 질을 제고하기 위한 기획품질 검증 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개방형 기획 플랫폼 및 RFP 사전공시 제도는 R&D 기획단계에서 다양한 의견을 반영하기 위해 신설하고 수립된 RFP를 최종 확정하기 전에 전문가와 국민에게 사전 공시하여 의견 수렴과 내용 검증을 펼친다. 정부는 맞춤형 기술공급을 위해 보건의료 R&D에 최적화된 투자수요 지표 도입도 계획 중이다. 성과 수요자의 사업화연계 R&D 수요를 기획에 반영하기 위한 것이다.
R&D 성과를 통한 기술사업화 촉진을 위해 관리체계 고도화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제품개발형 R&D 연구 계획에 비즈니스 모델, 목표 검증체계를 제시하도록 유도하고 기술성숙도에 따른 마일스톤 관리를 확대할 방침이다. 또 R&D 선정과 평가에 기술·시장 전문가를 참여시켜 기술과 시장의 연계를 강화하고 대형 제품개발형 R&D의 맞춤형 선정·평가 절차로 글로벌 기술성 평가도 시범 실시할 계획이다. 복지부는 소관 사업 가운데 올해 예산이 확보된 첨단바이오의약품 글로벌 진출사업에 이를 시범 도입하고 이후 제품 개발형 R&D 사업으로 확대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향후 복지부는 신규 과제에 대한 세부 추진계획을 올해 상반기 안에 마련하여 과제 공모 시 적용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투자 대비 효율성 극대화‘통합적 성과관리’
보건의료 R&D가 최상의 성과를 낼 수 있도록 관리 프로세스의 개편을 추진한 복지부는 성과제고 필요성에도 주목하고 있다. 국가 R&D 투자는 양적으로는 증가했지만 R&D 재정투자 대비 효과는 저조하고 성과 개선을 위한 노력 역시 미흡하다는 지적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보건의료 R&D의 목표는 ‘국민질환 극복·국민건강’과 ‘보건산업 발전’이라는 점에서 성과 제고 필요성이 높지만 R&D 전 단계에 걸친 통합성과 관리가 미비해 사업 효과성 저하가 우려된다. 더구나 복지부 R&D는 3개 기관(보건산업진흥원, 국립암센터, 국립보건원)이 독립적으로 관리하고 있어 성과 평가체계가 각각 다르다.
복지부는 보건의료 R&D 사업에 대한 통합적이고 체계적인 성과평가를 통해 투자 대비 효과를 혁신적으로 제고하고 성과에 따른 재정투자를 강화할 필요성이 더욱 높아짐에 따라 성과관리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국민 중심의 R&D로 전환하고 국민적 책임성을 제고하면서 연구 성과의 산업화를 촉진하기 위해 보건의료 R&D의 혁신적인 성과관리에 나선 것이다.
우선 통합적 성과관리를 위한 ‘보건의료 R&D 성과평가위원회’를 운영해 전문적인 평가를 실시할 계획이다. 또 R&D 통합 성과관리체계를 도입해 기관별로 상이했던 사업평가를 통합적으로 관리할 계획이다. 위원회는 관련 경험이 풍부한 8명의 민간 위원으로 구성되고 성과평가 추진의 기본방향, 세부 추진계획, 최종 평가결과 및 결과 활용 방안을 심의 의결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복지부 관계자는 체계적인 성과관리를 통해 최종적으로 위원회가 분석한 평가는 연간 보건의료 R&D 성과분석 및 활용보고서로 발간하고 연구 성과 개선 계기로 적극 활용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또 성과관리 우수기관 사례를 공유하고 각 기관이 벤치마킹해 성과를 극대화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드러냈다.
이정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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