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인터내셔널섹션]“일본 정부의 역사 수정주의가 지금은 군 위안부나 난징대학살을 출발점으로 삼고 있지만, 그 종착점은 미국 정부를 세계 제2차대전의 전쟁범죄자로 만들려는 것”이라고 미국의 동아시아문제 전문가가 경고했다.
미국 존스홉킨스대 국제관계대학원(SAIS)의 데니스 핼핀 연구원은 9일(현지시간) 외교안보 전문지 ‘내셔널 인터레스트’에 기고한 글에서 “일본 정부의 역사 수정주의 논리는 일본이 연합군에 의한 전쟁 피해자라는 전제를 중심으로 삼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핼핀 연구원은 “역사 수정주의가 신나치주의자들의 전유물인 유럽에서와 달리 일본에서는 사회 지도층 인사와 정치인, 언론인들 중에서도 수정주의자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런 일본 인사들이 현재 부정하고 있는 태평양전쟁 시기 일본의 범죄 행위는 역사를 판단하는데 필수적”이라며 “군위안부나 난징대학살을 부정하는 일본에 침묵한다면 결국 2차 세계대전 이후 세계질서를 만든 논리를 모조리 무너뜨리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또 “난징대학살 때 최소 20만 명의 중국 군인과 민간인이 숨졌다는 점이 극동 국제군사재판(도쿄재판)에 기록돼 있고, 따라서 마쓰이 이와네(松井石根)를 추모하겠다고 나서는 일은 유대인 43만7000명을 학살한 아돌프 아이히만을 추모하겠다는 것과 동격”이라고 날을 세웠다.
마쓰이 이와네는 난징대학살 당시 중국 주둔 일본군 사령관이었고, 그의 위패는현재 다른 A급 전범들과 함께 야스쿠니(靖國) 신사에 보관돼 있다.
독일 나치정권에서 홀로코스트(유대인 대학살)를 기획·실행한 아이히만은 1961년 교수형에 처해졌다.
핼핀 연구원은 “미국은 1941년 진주만 기습을 당한 뒤 나치 독일이나 파시스트 이탈리아가 아닌 제국주의 일본에 전쟁을 선포했었다”며 “동아시아 과거사 문제와 미국이 별 관계가 없다고 생각하는 이들은 다시 생각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그는 이와함께 “일본의 원폭 피해에 대한 가책을 표현해야 한다는 사람들도 그런 행동이( 2차세계대전 당시) 해리 트루먼(전 대통령)을 전범으로 몰려는 일본의 우익 수정주의자들에 의해 오도될 수 있음을 인식해야 한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