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원승일 기자] 중산층은 국가 경제의 든든한 버팀목이자 완충지대다. 경제 사정이 악화하면서 우선 중산층을 두텁게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그러자면 소득 개선과 함께 주거비, 교육비 등의 부담을 완화하는 정책이 동시에 고려돼야 한다. 소득이 정체된 상황에서 전ㆍ월세금과 대출 이자, 교육비 지출만 늘다보니 가계부채가 중산층의 허리를 짓누르는 상황이 고착화하는 것은 ‘나쁜 경제’의 전형이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중산층의 안정적 소득 보장을 위해 기업의 생산성을 높여 임금을 높이는 선순환적 유인책의 필요성을 한결같이 강조한다.
성태윤 연세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한국 경제의 허리를 지탱하는 중산층부터 소비 확대를 유도하는 것이 우선 급하다고 주장한다. 이들이 지갑을 닫다보니 기업투자가 위축되고 경제가 저성장의 늪에 빠져드는 악순환이 계속된다는 이유다.
성 교수는 “중산층이 소비를 늘리려면 기업이 영업 이익을 내 임금을 올려줘야 가능하다”며 “결국 내수를 살려 경기를 부양시키는 것이 급선무”라고 말했다.
선별적 복지를 통해 저소득층이 중산층으로 편입되게 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김성태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노동생산성을 높여야 임금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취업 훈련, 교육 등 고용 관련 복지를 선별해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비과세ㆍ감면 제도를 정비해 고소득층에 집중된 공제 대상을 손질하고, 보험료나 교육비 등 특별공제 항목의 대상을 제한하자는 것이다. 특히 이를 통해 확보한 재원은 노동생산성을 높이는 정책에 투입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경제동향분석실장은 흔히 계층을 분류할 때 소득 중심으로 저소득층과 중산층, 고소득층으로 나누는데 이제는 지출 측면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제언한다. 중산층의 경우 지출을 차지하는 항목이 큰 주거비와 교육비 부담을 줄이는 것이 절실한 입장이다.
우선 중산층에 대한 전월세 주택 공급 확대, 전월세 자금 대출 여건 개선 등을 통해 과도한 주거비 부담을 줄여주는 대신, 사교육비 부담을 줄이는 것도 좋은 방안이다.
이 실장은 “중산층은 소득이 정체된 상황에서 과도한 주거비, 교육비 부담으로 삶이 팍팍하게 느껴지다 보니 저소득층이라 생각한다”며 “소득과 함께 지출 측면의 개선을 통해 중산층이 오락, 레저 등 여가 활용이나 서비스 분야 소비를 확대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