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8명이 찬성했지만…위헌·과잉입법 논란 일파만파
‘野 “너무 졸렬한 규정…자의적 법집행 우려” ‘與 “입법 미비점 겸허한 자세로 듣고 보완” ‘건의만 부정청탁서 예외’도 추가 논의 필요 ‘대통령령 제정과정 기준 등 놓고 격론 예고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 금지에 관한 법률)’이 국회 문턱을 넘은지 하루도 지나지 않아 개정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법 제정 논의 과정에서 불거진 부실 입법에 대한 부담이 여전한데다 위헌과 과잉입법 논란 속에 각계의 부작용 우려가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내년 9월부터 시행될 예정인 김영란법이 논란을 접고 안착하기까지는 상당한 후속 조치가 필요한 상황이다.
김영란법의 위헌 소지와 과잉입법 논란에 지속적으로 문제점을 제기한 새정치민주연합의 이상민 국회 법사위원장은 4일 MBC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너무 졸렬하게 규정이 돼 있어 시민 입장에서는 굉장히 혼란을 겪게 되고, 애매모호한 규정 때문에 수사기관의 자의적인 법 집행이 우려된다”며 비난을 이어갔다.
그는 이어 “김영란법 시행 시기가 1년 6개월 남아 있으니 문제점을 보완하는 작업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제정된 법의 부실함을 보완해야 하는 필요성을 언급한 것이다.
각계의 비난 속에 새누리당의 유승민 원내대표도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1년 반 앞두고 근본적 목적이 실현될 수 있도록 준비해야한다”면서 “입법 미비점에 대해선 겸허한 자세로 듣고 입법을 보완하겠다”고 말해 김영란법 수정을 기정사실화했다.
김영란법이 안착하기 위해 넘어야할 산은 위헌과 과잉입법 논란을 일으킨 부분이다. 먼저 형평성 문제와 관련한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 사회에서의 공적인 역할이 강조되면서 사립학교 교직원과 이사장 및 이사까지 포함시켰고 언론사 임직원도 모두 포함되는 상황에서 시민단체와 변호사 등이 빠진 것을 놓고 형평성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시민단체의 경우 국고보조금도 지원되기 때문에 법 적용 대상이 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공직자의 배우자가 법 적용대상이 된 부분에 대한 불고지죄 논란도 문제다. 전날 국회 본회의에서 찬반토론에 나섰던 새누리당의 김용남 의원은 “김영란법의 불고지죄 조항은 범인을 숨겨준 사람이 가족이라면 처벌하지 못한다는 범죄은닉죄의 정신과 정면으로 충돌한다”며 법 통과에 반대했다.
이들 외에도 국회의원 등 선출직 공무원과 시민단체가 공익 목적으로 직접 공직자에게 의견을 제안, 건의하는 행위만 부정청탁에서 예외로 인정한 부분도 각종 이익단체의 국회의원 로비의 부작용을 막지 못했다는 점에서 추가 논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부실입법, 충동입법, 과잉입법’ 논란 속에서 제정된 김영란법은 이 같은 문제점에 대한 보완과 함께 부정청탁 등 애매모호한 조항을 구체화하는 과정에서도 ‘2차 논란’이 예상된다.
김영란법은 실행을 위한 세칙을 대통령령으로 정하게 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명확한 기준이 필요한 부분은 법안 제8조 3항에는 금품 수수 금지의 예외 조항 7가지다. 이 조항에 따르면 공공기관이나 상급 공직자가 원활한 직무수행 또는 사교ㆍ의례ㆍ부조의 목적으로 제공되는 음식물, 경조사비, 선물 등도 허용하고 있다. 다만 허용가액에 대해선 대통령령에서 정하도록 했다. 이 과정에서 ‘2차 논란’이 예상된다. 한도액을 얼마로 정하느냐에 따라 사회적, 경제적 파장이 달라진다. 예컨대 현행 공무원행동강령에 따르면 식대가 1인당 3만원을 넘어서는 안된다고 규정돼 있는데 앞으로 대통령령 제정 과정에 그 기준이 합리적이냐 또는 얼마가 적정선이냐를 놓고 격론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박도제ㆍ김기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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