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해준 선임기자]지난달 물가상승률이 전월대비 ‘제로(0)’에 머물며 디플레이션 우려가 높아진 가운데 기획재정부는 이러한 저물가는 유가하락 등 주로 외부요인에 기인한다며 향후 내수 회복으로 수요측 물가상승 압력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낮은 물가가 유가하락은 물론 기업의 투자부진과 가계의 소비위축 등 우리경제의 내부요인에 기인한다는 전문가들의 진단이나, 향후 글로벌 수요위축과 내수부진으로 저물가가 상당기간 지속될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전망과 대비되는 것이다.

기재부는 3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5년 2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대한 분석 참고자료를 통해 비교적 낙관적 입장을 유지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전월대비 ‘제로(0)’, 젼년 동월대비 0.5% 상승에 그친 배경에 대해선 국제유가 하락 등 외부 요인에 주로 기인한다고 분석했다. 특히 국제유가가 큰폭 하락하면서 석유류 제품 가격이 예년에 비해 5.3%(전월대비) 하락한 점을 꼽았다. 2월 석유류 물가상승률이 2005~2014년 평균 1.1%, 2011~2014년 평균 0.8%를 기록한 것과 대비된다는 설명이다.

반면 농축수산물 가격은 예년과 비슷한 1.5%를 유지했다며 의미를 부여했다. 과거 2월 중 농축수산물 물가상승률을 보더라도 2005~2014년 평균 1.5%, 2010~2014년 평균 1.4% 상승한 것에 비해 볼 때 예년 수준을 유지한 셈이다.

동시에 계절적 변동이 큰 농산물과 국제시장의 영향을 받는 석유류 등을 제외한 근원물가 상승률이 전월대비 0.1%, 전년 동월대비 2.3%로 전월에 이어 2%대 수준을 유지하고 기대인플레이션율도 2.6%로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기재부는 최근 물가상승률 둔화의 원인을 설명하면서 가계의 소비심리 위축과 기업의 투자둔화 등 수요부문의 위축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실제로 통계청이 전일 발표한 올 1월 산업활동 동향에 따르면 글로벌 경기침체로 수출이 둔화되면서 전산업 생산은 -1.7%, 소비(소매판매)는 -3.1%, 설비투자는 -7.1%를 기록하면서 경기가 크게 위축됐음을 보여주었다.

향후 전망에 대해서도 기재부는 내수 회복에 따라 수요측 상승압력이 발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제유가는 양호한 수급여건으로 전반적으로 안정세가 지속되겠으나 그간의 가격 큰폭 하락과 최근 국제유가의 반등조짐 등을 감안할 때 하락세가 둔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농축수산물의 경우 기저효과 등으로 가격이 상승할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기재부는 따라서 국제유가 등 변동 요인들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교육 통신 주거 의료비 등 국민 체감물가 안정을 위한 가격과 유통구조 개선, 경쟁촉진 등 당초 수립했던 ‘2015년물가정책방향’을 지속적으로 추진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여기에서도 전문가들이 지적하는 글로벌 경기위축에 따른 수요부진, 1100조원에 이르는 부채로 사상 최저수준으로 낮아진 가계의 소비성향, 경영여건 악화에 따른 기업들의 투자위축 등 수요 측의 부정적 요인에 대해 기재부는 언급하지 않았다.

기재부는 경기나 물가에 대한 부정적 평가보다 긍정적 평가를 통해 국민들의 ‘경제심리’를 고양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가계와 기업들의 ‘몸사리기’는 달라진 경제상황을 고려한 이성적 판단으로, 이러한 수요 위축이 상당기간 지속되며 물가 압력을 낮출 가능성이 있다. 국민들이 어떤 견해를 믿고 경제활동을 하는 것이 현명한 것인지는 시간이 보여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