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윤정희(거제) 기자] 빚 때문에 일가족을 살해하고 자신도 목숨을 끊은 것으로 추정되는 거제 일가족 참변 소식에 온 국민이 안타까움 금치 못하고 있다.
경찰은 22일 1차부검 결과를 발표하면서 30대 가장 A씨의 몸에서 주저흔(躊躇痕, hesitation mark) 또는 미수 손상(未遂損傷)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반면 아내와 자녀들의 몸에서는 방어흔(防禦痕, defense mark)이 없었다고 발표했다.
일가족의 안타까운 죽음이 생활고를 비관한 가장의 잘못된 행동인지, 제3의 인물이 저지른 살인인지를 판단하는 과학적 근거라는 것이다.
A씨의 몸에서 발견된 주저흔은 주로 손목의 앞쪽(손바닥 쪽), 팔오금, 목, 가슴이나 배에서 발견된다. 자살할 때에 사람은 심리적으로 한 번에 치명상을 가하지 못하고, 여러 번 시도하다가 실패하거나 또는 마지막으로 치명상을 가해 사망에 이르기 때문이다.
반면, 방어흔은 대개 손바닥, 손등, 팔의 자뼈 쪽(새끼손가락 쪽) 발에 생긴다. 방어흔 자체는 치명상이 아닐지라도, 이런 손상이 있으면 피해자가 가해자의 공격을 인식하였다는 증거이며, 따라서 타살임을 증명한다. 사람은 누구나 공격을 당하면 무의식적으로 방어한다. 가해자가 칼로 공격하면, 칼날을 쥐거나 막으면서 베이거나 찔릴 수 있음을 알면서도 무의식적으로 손으로 칼날을 잡거나 팔을 들어 막으려 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23일 현재 경찰은 1차 부검 결과를 토대로 A씨가 아내와 세 자녀에게 수면유도제를 먹인 뒤 흉기로 살해하고 나서 자신도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경찰은 A씨가 아내 명의로 은행에서 빌린 1억5000만원의 빚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지만 법원에 개인회생절차를 신청해 매달 40만원씩 갚기로 했고, 조선소 협력업체에 다니면서 원룸 월세 42만원을 내면 평소 생활은 어렵겠지만 삶을 포기할 정도는 아니라고 판단하고 있다.
경찰은 A씨가 확인된 금전적 문제 이외에 또 다른 채무가 있거나 고리의 사채를 빌려 ‘돌려막기’를 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은행권 대출 이외에 자신이 감당하기 어려운 채무나 사채 등으로 심적 압박을 받고 있었는지를 추가로 조사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