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련 통계 작성 이래 역대 최저치 법인세 인상 불가피 결론 나더라도 기업실적 부진으로 실효성은 의문 공방의 빌미는 과다한 사내유보금

박근혜 정부의 ‘증세없는 복지’ 공약을 둘러싼 논쟁의 촛점이 ‘법인세 성역 불가’로 맞춰지고 있지만 과연 실효성이 얼마나 있을지가 문제다. 우선 30대 그룹의 실적부진이 심각하다. 더구나 글로벌 경기침체와 엔저, 국제유가의 불확실성 등으로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경영환경에서 세금 압박이 가해지면 버텨날 기업이 얼마나 있겠느냐는 반론이 만만찮다.

▷법인세 감소세, 세수 부족 가중=이명박 정부 당시 세율이 인하된 법인세의 수입은 2013년 43조9000억원, 2014년(1~11월 실적) 40조4000억원 등으로 2년 연속 감소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국내 30대 그룹이 실적 부진으로 올해 낼 2014회계년도분 법인세 비용이 지난해 대비 15% 이상 감소가 불가피한 상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과 재벌닷컴 등에 따르면 공기업 및 금융회사를 제외한 국내 주요 30대 기업의 연결재무제표 기준 2014회계연도 법인세 비용은 15조2577억원으로 추정된다. 이는 2013회계년도 18조43억원보다 15.4%(2조7855억원) 감소한 수치다.

▷법인세 실효세율 16% 불과=국세통계연보에 따르면 2013년 국내 27만여 기업들이 법인세로 낸 세금은 1년 전에 비해 3조6000억원 가량 줄어든 36조7539억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과세표준이 229조8938억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법인세 실효세율은 15.99%에 불과한 셈이다. 관련 통계 발표 이후 최저치다.

한국 법인세 최고세율은 2014년 기준 OECD 평균(23.4%)과 비슷하거나 약간 낮은 수준이다. 법인세 공방에서 기업이 공격받는 것은 과다한 사내유보금이다. 추미애 의원실이 국회 예산정책처에 의뢰해 2013년 상위 20대 재벌그룹의 사내유보금 현황을 분석한 결과, 2013년 말 상위 20대 재벌그룹의 사내유보금은 총 588조9000억원으로 2009년 322조4000억원에 대비 1.8배 증가했다. 기업별로 보면 2009년 87조원이었던 삼성그룹의 사내유보금이 2013년 177조원으로 2배 가량 늘었다.

▷무역의존도 높아, 법인세 인상 기업 위축=한국의 높은 무역의존도에 비해 법인세율이 높아 기업의 활동이 위축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법인세율 순위로 따지면 한국은 22위로 중하위이지만 무역의존도 30위인 영국(24.0%), 24위인 캐나다(26.1%)의 법인세율과 비슷한 수준이다. 한국보다 무역의존도가 높은 7개국 가운데 법인세율이 한국보다 높은 나라는 벨기에(34.0%)와 네덜란드(25.0%) 뿐이다. 일본의 경우, 무역의존도가 28.4%로 OECD 국가중 두번째로 낮은데도 법인세율은 39.5%(2012년 기준)로 가장 높은 편이다.

배문숙 기자/oskymoon@heraldcor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