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중국 관영 언론들이 리커창(李克强) 총리 띄우기에 나섰다. 화려한 언변의 리 총리가 최근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 제45차 연차총회(다보스포럼)에서 맹활약했음을 집중 조명하고 나선 것. 저우샤오촨(周小川) 인민은행장, 알리바바 창업자 마윈(馬雲) 등 거물급 관료와 기업인을 대거 이끌고 이번 포럼에 참석한 리 총리는 포럼 개막식 축사를 통해 중국경제의 성장비전을 제시하고 중국-스위스 간 협력관계를 격상했다.
중국 언론들은 리 총리가 이번 포럼에서 중국경제의 안정적 성장을 다시 한번 강조하며 2500명의 글로벌 지도자들에게 중국이 올해도 세계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톡톡히 해낼 수 있다는 확신을 심어줬다고 평가했다.
국제적인 금융허브인 스위스와의 금융협력 협정을 통해 ‘위안화 국제화’를 위한 또 하나의 지렛대를 얻는 실속을 거뒀다는 분석도 나왔다.
▶“‘스키론’으로 중국경제에 대한 신뢰 심어줘”=중국 총리가 다보스포럼에 참석한 것은 2009년 원자바오(溫家寶)에이어 6년 만이다. 마침 최근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24년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더욱 주목을 받았다.
리 총리는 이달 21일(현지시간) 포럼 개막식 축사에서 중국경제는 비교적 강한 하강압력에도 “절대 경착륙하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특히 화려한 언변을 자랑하는 리 총리는 이번에도 중국의 경제상황을 이해시키기 위해 다양한 비유를 동원했다.
리 총리는 다보스에서 스키가 유명하다는 점을 거론하며 “스키의 3요소는 속도, 균형, 용기인데 중국경제 역시 이를 본보기로 삼을 만하다”며 중국이 선포한 ‘뉴노멀’(New normal·신창타이<新常態>)은 ‘중고속 성장’, ‘안정적 성장과 구조조정의 균형’, ‘장사단완(壯士斷腕·독사에 물린 손목을 잘라내는 장수의 용기)’으로 요약된다고 말했다.
또 중국 정부는 이제 각종 대형 프로젝트를 정부독점 방식으로 추진하지 않는다는 점을 부각하며 “중국 정부는 다시는 모노드라마(일인극)를 공연하지 않는다”는 표현을 사용했다.
세계 정세변화와 관련해서는 “세계는 새로운 ‘페니실린’으로 새로운 도전에 대응해야 한다”, “(국가 간에는) 더는 승자독식 방식은 통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리 총리는 중국 정부가 현재 외국자본의 진입 장벽을 대폭 허무는 작업에도 착수했다는 점을 강조하며 적극적인 대중 투자를 홍보하기도 했다.
중국 상무부는 최근 ‘중외합자경영기업법’, ‘외자기업법’, ‘중외합작경영기업법’ 등 이른바 ‘외자 3법’을 통합한 ‘외국투자법’ 초안을 공개하고 의견수렴을 시작했다.
‘진입 전 국민대우’, ‘네거티브 리스트’ 관리 모델 도입 등을 골자로 한 이 제도는 외국인투자와 대외개방을 촉진하는데 초점이 맞춰졌지만 세부내용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남아공 재정장관 등은 리 총리의 발언에 대해 “올해 포럼에서 가장 빛난 부분으로 다른 신흥경제국가들에 믿음을 심어줬다”고 평가했다고 신화통신은 전했다.
▶ 영향력 확대 위한 또하나의 ‘지렛대’ 확보=리 총리가 이번 유럽 행보를 통해 중국의 글로벌 경제에 대한 영향력을 다시 한번 과시하고 영향력을 한층 더 확대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와 관련, 가장 주목할 부분은 중국과 스위스가 리 총리의 스위스 방문을 계기로 양국 간 금융협력을 강화키로 합의한 점이다.
중국은 이번 회담에서 스위스에 500억 위안(약 8조7290억 원·80억 달러)의 ‘위안화적격외국인기관투자자(RQFII) 쿼터를 배정하고, 중국이 스위스에서 위안화 청산을 위한 첫 중국은행을 설립한다는 내용 등에도 합의했다.
중국 언론들은 이에 대해 “스위스를 위안화 역외센터로 구축하는 과정에서 중요한 발걸음을 내디뎠다”며 큰 의미를 부여했다.
중국 전문가들은 유로화가 점점 양적완화를 통해 가치하락 조짐을 보이는 상황에서 결국 최저환율제를 포기한 스위스가 이제 중국을 ’새로운 파트너‘로 선택했다는 평가까지 내놓는다.
재정위기 상황에 놓인 그리스도 리 총리의 유럽 방문을 크게 반겼다.
그리스는 리 총리가 포럼에 참석한 지난 22(현지시간) 동남부에 있는 항구도시 피레우스항 확장 프로젝트에 대한 기공식을 개최했다.
리 총리는 그리스에 축하메시지를 발송했고 안토니오 사마라스 그리스 총리는 감사 인사와 함께 중국의 더욱 적극적인 그리스 투자를 환영한다는 ’답신‘을 발송했다고 신화통신은 전했다.
양국은 지난해 6월 리 총리의 그리스 방문을 계기로 피레우스항 개발 프로젝트 등이 포함된 46억 달러 상당의 무역·투자협정을 체결한 바 있다.
한편, 리 총리는 다보스에서 페트로 포로셴코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첫 회담을 갖고 “중국은 한결같이 우크라이나의 주권, 독립과 국토보전을 존중하며 중국은 우크라이나 위기문제에 대해 객관적이고 공정한 입장을 유지할 것”이라고 약속하며 ’정치적 해결‘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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