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화약품, 하이로닉 경영권 인수 앞둬
사모펀드에 더해 전략적투자자 또한 관심
미용 의료기기 M&A 성사 이어져
[헤럴드경제=노아름 기자] 국내 인수·합병(M&A) 시장에서 미용 의료기기 전문업체가 투자사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사모펀드(PEF) 운용사뿐만 아니라 전략적투자자(SI) 또한 미용기기 업종의 경영권을 품기 위해 뭉칫돈을 내어놓는 모습이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동화약품은 하이로닉 경영권지분을 오는 12월 양수 예정이라고 지난 9일 공시했다. 구주 및 상환전환우선주(RCPS) 인수대금 총액은 1600억원 상당이다.
하이로닉 구주 보통주 매입에 따른 경영권 프리미엄으로는 약 92.9% 수준을 반영했을 것으로 추산된다. 반면 RCPS는 7158원으로, 주당 기준시가(7963원)를 소폭 밑도는 수준이다. 프리미엄은 미용기기업체마다 차별성을 보이는데 앞서 거래성사된 미용 의료기기 전문사 제이시스메디칼(15.67%), 클래시스(3.12%), 루트로닉(26.95%)과 차이가 있다.
소비수준 개선과 미(美)에 대한 관심도 증가로 인해 미용 의료기기가 투자사들의 주목을 받는 모습이다. 미용 의료기기는 레이저, 초음파 혹은 고주파를 사용해 피부의 탄력을 개선시킨다. 피부 세포 재생을 돕는다고 널리 알려져 고가의 시술 비용에도 불구하고 수요가 꾸준하다는 평가다.
소비자 관심도 증대에 힘입어 미용 의료기기 업체들은 가파른 외형 성장과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유지하고 있다. 올 상반기 연결기준 제이시스메디칼의 매출은 전년 동기대비 41.6% 증가한 855억원, 현금창출력 지표를 뜻하는 상각전영업이익(EBITDA·에비타)는 전년 동기대비 6% 상승한 179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이러한 투자 하이라이트에 주목해 최근 수년 사이 PEF 운용사 아키메드(제이시스메디칼), 베인캐피탈(클래시스), 한앤컴퍼니(루트로닉) 등이 미용의료기기 분야에 베팅했다. 관련 업체의 에비타 멀티플 배수(EV/EDITDA)는 10배를 상회할 정도다. 에비타는 법인세·이자·감가상각비를 차감하기 전 영업이익을 뜻하는데, 기업의 영업력과 현금창출능력을 가늠 짓는 지표로 여겨진다. 에비타 10배 밸류에이션을 적용한다면 인수대상 기업이 벌어들인 이익을 10년간 합하면 투자원금을 회수할 수 있다는 의미다.
미용 의료기기 멀티플이 높게 형성된 배경으로는 각사가 고유한 기술력을 갖췄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의료장비·기기를 기반으로 하는 산업군은 주요 제품에 대한 시장잠식 이슈가 존재하지 않는 한 기존 국내·해외 총판의 사전계약 수행을 이어간다. 때문에 시장점유율에 큰 변동이 없이 영업활동을 지속해 현금창출력도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모습이다.
앞서 투자사가 관심을 보인 미용 의료기기 회사들은 국내 이외에도 유럽, 남미 등지로 영업 저변을 넓히기 위해 각국 유통사들과 스킨십을 이어가고 있는 상태다. 의료기관 이외에도 가정에서도 쉽게 사용할 수 있는 홈뷰티기기 사업의 수출 확대 또한 도모하고 있다. 계절성 요인이 미미해 연간 실적변동성이 크지 않지만 당분간 해당 산업군의 M&A 지속으로 인한 시장 재편이 예상된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미용 의료기기 밸류체인 내 회사들에 대한 추가 M&A 수요가 여전하다”며 “기기 제조·유통업체뿐만 아니라 영업을 도맡는 파트너사에 대한 주목도가 높아 업계 지도가 달라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