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감동과 뿌듯함의 뻘배 경연
보성군 국가중요농어업유산축제
[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보성갯벌은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 ‘한국의 갯벌’ 중 한 구역이다. 분류상 자연유산이지 문화유산까지 유네스코 2관왕이 되어도 손색없을 정도로, 많은 생활문화 유산을 품고 있다.
갯벌은 예로부터 어민들에게 ‘갯벌밭’·‘굴밭’으로 불리는 등 농경의 밭에 상응해 ‘바다의 밭’으로 인식되어 왔다.
또한, 갯벌을 공동재산으로 여겨 마을 사람들이 함께 관리하는 등 현재에도 어촌공동체(어촌계)를 중심으로 어민들 생업의 중추적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의 갯벌은 굴, 조개, 낙지, 새우 등 다양한 해산물의 보고로서 한국 음식문화의 기반이 되어왔다.
갯벌 어로는 서·남해안에서 발굴된 신석기·청동기·철기·고려 시대 패총에서 패류(참굴, 꼬막, 바지락 등)가 다량으로 확인됨에 따라, 그 역사가 매우 오래되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8일 문화유산청에 따르면, 갯벌 어로 도구는 펄갯벌의 뻘배(널배), 모래갯벌의 긁게·써개·갈퀴, 혼합갯벌의 호미·가래·쇠스랑, 자갈갯벌의 조새 등이 대표적이고, 오랜 세월 전승되면서 같은 도구라도 지역별로 사용방법이 분화되었다고 한다.
보성갯벌의 상징은 뻘배이다. 뻘배는 갯벌을 터전 삼아 자식 대학 보내고, 집안 살림 꾸리던 억척 어머니의 노랫가락과 숨결을 품고 있다.
국가중요어업유산 제2호 ‘보성 뻘배어업’은 보성의 여성들만 갯벌에서 뻘배를 이용해 꼬막을 채취하는 어업 방식으로, 한쪽 무릎을 판자에 대고 다른 한쪽 다리로 뻘을 밀면서 갯벌을 이동하는 비클이다.
우리의 전통 뻘배가 든든하게 자녀들을 지켜주는 사이, 어머니의 사랑으로 성장한 딸과 손자가 레저용 뻘배를 만들었다. 어머니의 뻘배, 자식들의 레저용 뻘배가 오는 9월 보성갯벌에 나란히 등장한다.
보성군은 오는 9월 6일부터 9월 8일까지 보성읍 한국차문화공원과 벌교읍 장양어촌체험마을 일원에서 ‘자연이 숨쉬는 보성, 천년의 유산을 담다!’라는 주제로 ‘2024 국가중요농어업유산축제’를 개최한다. 올해 처음 열리며, 자연에서 즐기는 생태 체험형 축제이다.
이번 축제는 2015년 국가중요어업유산 제2호로 지정된 ‘보성 뻘배어업’과 2018년 국가중요농업유산 제11호로 지정된 ‘보성 전통차 농업시스템’의 가치를 알리는 행사로, 올해 12회째를 맞이하는 ‘보성세계차박람회’와 함께 열린다.
대표 콘텐츠는 단연, 흰색으로 전통과 현대 감각을 조화시켜 만든 레저뻘배 경주대회와 전통뻘배타기 시연이다.
레저뻘배는 서핑 보드와 스노우보드를 섞어놓은 느낌이다.
또 ▷갯벌 생물(꼬막, 짱뚱어 등) 잡기 대회, ▷세계 차(茶) 품평 및 대한민국 티(Tea) 블랜딩 대회, ▷티 퍼포먼스 경연, ▷티차트페스티벌, ▷황금 찻잎 찾아 유산길 걷기, ▷차 만들기 체험, ▷티 푸드 체험 등이다. 총 5개 분야 35종의 다양한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레저뻘배 경주대회 등 일반 국민의 참여신청 방법은 조만간 공지된다.
‘2024. 국가중요농어업유산축제’의 주요 프로그램은 개막식, FAO GIAHS 사무국의 세계농업유산 위원 및 국내 농어업유산 자문위원이 참석한 학술 세미나, 농업 유산 특별공연, 전시·판매관, 품평·경연대회, 체험행사 등으로 구성된다.
보성은 차(茶) 여행 프로그램 ‘보성 차밭 피크닉’으로 많은 MZ세대의 사랑을 받고 있다. ‘보성 전통차 농업 시스템’(국가중요농업유산 제11호)은 보성 차를 키우는 농부들의 전통적인 차 재배 기술과 가공 기술, 산비탈의 지형을 그대로 살린 계단식 차밭 조성 기술 등 전통 농업기술과 차 문화가 어우러진 독특한 농업 문화경관을 형성해 문화유산으로서의 가치를 인정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