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행, 주담대 금리 인상 이어 전세대출도 0.2%p 인상
신한은행, 가계대출 금리 0.05%p↑…4대 은행 모두 동참
[헤럴드경제=김광우·홍승희 기자]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한 가계대출 증가 속도를 늦추라는 금융당국의 압박이 이어지는 가운데, 시중은행들이 잇따라 대출 금리를 인하하고 나섰다. 일부 은행에서는 비교적 실수요에 가까운 전세자금대출의 금리까지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내일(11일)부터 대면 및 비대면 전세자금대출 상품의 금리를 인상한다. 국민은행은 지난 3일에도 가계 부동산담보대출 가산금리를 0.13%포인트(p) 인상한 바 있다.
금리 조정 대상 상품은 ▷KB주택전세자금대출 ▷KB전세금안심대출 ▷KB플러스전세자금대출 ▷KB스타 전세자금대출(비대면 전용)로 상품별 0.10%p에서 0.20%p까지 상향된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7월에도 가계대출 순증이 지속되고 있어 속도 조절을 위해 미세조정에 나서게 됐다”고 설명했다. 9일 기준 국민은행의 이달 가계대출 증가액은 약 5000억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은행도 오는 15일부터 금융채 5년물 금리를 기준으로 삼는 모든 대출 상품의 금리를 0.05%p 높이기로 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금융채 5년물 금리를 지표로 삼는 상품은 대부분 주택담보대출 고정금리”라며 “가계대출 속도 조절 차원의 금리 조정”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이달 하나은행은 주택담보대출 우대금리 폭을 0.2%포인트 축소한 바 있다. 우리은행도 오는 12일부터 5년마다 금리가 바뀌는 주기형 아파트담보대출 금리를 0.1%포인트 올리기로 했다.
케이뱅크 또한 전날부터 아파트담보대출 갈아타기 상품 중 주기형(5년 변동) 금리를 0.1%포인트 인상했다.
은행권에서 줄줄이 금리 인상에 나선 것은 가계대출 증가 속도 조절에 대한 금융당국의 압박이 거세진 영향이다. 금융당국은 최근 가계대출 증가세에 대해 선제적 관리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지적하며 오는 15일부터 은행권 현장 점검에 나서겠다고 밝힌 바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최근 IPO(기업공개) 청약 영향에 신용대출을 중심으로 가계대출이 일시적으로 늘어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가계부채에 대해 민감하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도 지난 2일 임원 회의에서 “성급한 금리인하 기대와 국지적 주택가격 반등에 편승한 무리한 대출 확대는 안정화되던 가계부채 문제를 다시 악화시킬 우려가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