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깨동무 했던 元, 韓 향해 “궤변”
[헤럴드경제=이승환 기자]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에 출마한 한동훈·나경원·원희룡·윤상현 후보가 2일 오전 후보 등록 후 처음으로 한자리에서 손을 맞잡았다. 국민의힘 전당대회 비전발표회를 앞두고서다. 4명의 후보가 맞잡은 손을 놓고 등을 돌리는 데는 하루도 부족했다. 비전발표회가 끝난 직후부터 서로를 향한 날선 공방전은 재개됐다.
원 후보는 비전발표회 다음날인 3일 SBS라디오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추진 중인 ‘채상병 특검법’의 대안으로 후보가 제안한 ‘제3자 특검추천법’과 대해 “우리 당론은 금식인데 자꾸 뭐 먹을지 메뉴를 대안으로 내놓으라는 주장과 같다”며 “의총에서 결의한 당론과 대통령도 공수처 수사 후에 의혹이 남아 있으면 특검을 자청하겠다고 했는데 이것을 전면으로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안을 내놓은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당론에 위배되는 것을 일방적으로 내놓고, 당론을 위배하는 대안을 내놔라는 것은 궤변”이라고 꼬집었다.
전날 당을 이끌 방향성을 제시하며 ‘비전 경쟁’에 나섰던 후보들은 비전발표회 직후부터 다시 ‘신경전 모드’로 돌입했다.
정치권에서는 그간 당대표 선거가 후보 간 인신공격성 공방이 벌어지는 등 과열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는 관측이 많았다. ‘배신의 정치’ 공방을 벌인 데 이어 ‘잠재적 학폭(學暴) 가해자’ ‘듣보잡(듣도 보도 못 한 잡놈) 사천(私薦)’ ‘민주당 대표나 할 소리’ 등과 같은 감정적인 말까지 주고받았던 상황이다.
한 후보는 비전발표회 후 기자들을 만나 ‘제3자 특검추천법’이 다른 후보들로부터 공격을 당하고 있는 상황과 관련해 “(다른 후보들은)어떤 방안을 갖고 있는지, 그냥 지켜보자는 것인지 오히려 묻고 싶다”며 “여러차례 물었는데 답을 못 하는 거 같다”고 말했다.
나 후보는 한 후보와 원 후보 모두를 겨냥했다. 그는 “지금 전대 모습이 원 후보와 한 후보 사이에 지나치게 갈등구조로 가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며 “너무 갈등으로 가는 것은 국민 눈살 찌푸리게 한다”고 지적했다.
윤 후보는 한 후보의 ‘총선 참패 책임론’을 다시 꺼냈다. 그는 “(한 후보는)이재명 대표와의 싸움에서 진 분”이라며 “총선에서 책임 있는 분은 자숙과 성찰의 시간을 갖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원 후보 역시 한 후보에 초점을 맞춰 공세를 펼쳤다. 그는 “당대표로 나오려면 100일 동안 비대위원장, 70일의 총선 기간 동안 대통령과의 소통 부재 등 쌓여있는 문제에 대해 해소할 노력이라도 하고 나와야 하는 거 아닌가”라고 말해다. 원 후보는 비전발표회가 시작되기 전 한 후보에게 어깨동무를 요구하며 사진촬영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