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5월 22일 비트코인 첫 현물거래
美프로그래머 비트코인1만개, 피자2판 교환
“인터넷 화폐를 현실 재화와 바꾼 멋진일”
[헤럴드경제=유동현 기자] 비트코인이 23일(현지시간) 이더리움 현물 ETF 승인 여부를 앞두고 7만 달러(9548만원)대에서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이더리움 현물 ETF가 승인될 경우 비트코인도 수혜를 입어 랠리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사상 최고치였던 7만3000달러(3월6일)를 돌파할 가능성도 나온다.
이더리움 현물 ETF 승인을 앞둔 오늘(22일)은 비트코인 역사상 처음으로 현물거래가 이뤄진 날이다. 미국의 한 프로그래머가 2010년 5월22일 당시 비트코인 1만개를 피자 2판과 교환한 이른바 ‘비트코인 피자데이’다.
프로그래머 라슬로 한예츠(Laszlo Hanyecz)는 2010년 5월18일 ‘비트코인 포럼’에 ‘비트코인으로 피자를?(Pizza for bitcoins?)’이란 제목의 글을 올렸다. 비트코인이 실물 화폐로 기능할 수 있는지 실험해보려는 의도였다. 글을 올린 지 4일 뒤인 22일 라슬로는 파파존스 2판을 비트코인 1만개로 교환했다. 당시 비트코인 1개 가격은 0.003달러, 1만개의 가격은 41달러(약 5만5698원)였다. 피자 2판 가격은 약 30달러로 비슷한 수준이었다. 이는 비트코인 첫 현물거래 사례로 기록됐다.
다만 파파존스 가게에서 비트코인 결제를 직접 받아준 건 아니다. 라슬로의 글을 본 한 영국의 이용자가 자신의 신용카드로 플로리다 내 피자 가게에 주문을 한 뒤, 라슬로에게 비트코인을 받는 일종의 중개거래 방식이었다.
비트코인 1만개를 현재 시세(7만달러)로 환산하면 7억달러에 달한다. 원화 기준 약 9557억원으로 1조원에 가까운 금액이다. 일부 네티즌들은 피자 대신 보유했다면 거액 자산가가 됐을 것이라며 라슬로를 조롱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후회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지난 2019년 5월21일 한 인터뷰에서 “오픈소스 인터넷 화폐를 현실 세계의 재화와 맞바꿨다고 말할 수 있다면 정말 멋질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후회하지 않는다. 피자를 사지 않았다면 8000만달러(2019년 당시 가격 기준)를 갖고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해서 좋을 것이 없다”고 말했다.
실제 라슬로는 2018년 2월, 8년 전을 기념하며 비트코인 피자 결제 인증 사진을 다시 올렸다. 당시 런던에 사는 친구에게 라이트닝 네트워크를 통해 피자 주문을 요청해 비트코인 0.00649개를 지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