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서경원 기자] ‘음주 뺑소니’ 혐의를 받는 가수 김호중이 지난 21일 오후 경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그럼에도 그의 소속사인 생각엔터테인먼트는 김호중의 공연을 예정대로 진행하겠다는 입장을 견지하면서 논란을 지속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생각엔터 사옥이 조명을 받고 있다. 생각엔터가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생각엔터의 서울 강남 청담동 사옥의 평가금액은 토지(34억5000만원)와 건물(41억7000만원)을 합쳐 76억원 가량이다.
김호중이 지난 9일 청담동 한 유흥주점을 방문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그가 회사 근처에서 음주를 했던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생각엔터의 대표는 이광득이다. 이광득은 SBS 공채(9기) 코미디언 출신으로 과거 공개 코미디 프로그램이었던 ‘웃찾사’에서 ‘형님뉴스’, ‘비둘기합창단’ 등의 코너에 출연했다. 이 대표는 김호중과 친척 관계이며 어릴 때 서울 한 집에서 같이 산적도 있다고 알려져 있다. 이같은 인연으로 김호중이 이 대표의 회사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2018년 설립된 생각엔터의 지난해 매출 규모는 187억원으로 33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2022년 매출은 250억원을 넘어선 바 있고, 그 해 영업이익은 24억원을 나타냈다. 생각엔터의 지분은 이광득 대표(28.4%), 최재호(29.7%), ‘컬투’로 잘 알려진 개그맨 정찬우(28.3%) 등 3인이 거의 동일 비율로 소유하고 있다. 여기에 투자를 받아 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 SBS미디어넷도 각각 10.%, 3.6%의 지분을 갖고 있다. 소속 연예인 수도 많은 편이다. 개그맨 허경환, 요리연구가 정호영, 전 축구선수 이동국, 성우 안지환, 배우 김광규, 배우 손호준 등이다.
한편, 김호중의 구속 여부가 이르면 24일 결정된다.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신영희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24일 정오께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위험운전치상, 도주치상 혐의를 받는 김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연다. 범인도피교사 혐의를 받는 이광득 대표와 증거인멸 등 혐의를 받는 본부장 전모씨에 대한 영장심사는 각각 같은 날 오전 11시 30분, 오전 11시 45분께 진행된다.
김씨는 지난 9일 오후 11시 40분께 음주 상태로 차를 몰다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한 도로에서 반대편 도로의 택시를 충돌하는 사고를 낸 뒤 달아났다. 이 대표는 사고 뒤 김씨 매니저에게 허위 자수를 지시했고, 본부장 전씨는 김씨 차량의 블랙박스 메모리카드를 제거했다.
영장실질심사 일정이 24일로 잡히면서 김씨의 향후 공연 일정에도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그는 오는 23∼24일 '월드 유니온 오케스트라 슈퍼 클래식 : 김호중 & 프리마돈나'(이하 슈퍼 클래식) 공연을 앞두고 있다. 심사는 일반적으로 피의자를 구인한 상태에서 이뤄지는 만큼 심사 당일인 24일 공연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앞서 김씨 측은 경찰의 구속영장 신청에도 슈퍼 클래식 공연을 강행한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김씨 측이 법원에 심사 일정 연기를 요청할 가능성도 있다. 생각엔터테인먼트는 공식 입장문에서 "김호중은 오는 23∼24일 공연을 끝으로 모든 활동을 중단, 자숙의 시간을 가질 예정"이라며 "김호중과 소속사 관계자들은 모든 경찰 조사에 임하며, 결과에 따른 어떠한 처벌도 달게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