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망 다변화 지원 등 세계시장 경쟁력 강화 추진”
[헤럴드경제=배문숙 기자]미국 정부가 중국산 전기차는 물론 반도체, 배터리 등에 고율의 관세를 부과한다고 발표하자 우리 정부는 관련 자동차·배터리 업계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을 최소화하고 글로벌 시장 경쟁력을 강화키로 했다.
국내 완성차·반도체 업계가 단기적으로는 반사이익을 얻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지만, 복잡하게 얽혀있는 글로벌 공급망 구조 때문에 장기적으로는 피해를 볼 가능성도 제기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6일 양병내 통상차관보 주재로 자동차·배터리 업계와 민관합동 간담회를 열고 미국 및 세계시장에서 우리 기업에 미치는 영향 등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앞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14일(현지시간) 중국의 불공정 무역 관행 및 그에 따른 피해에 대응하기 위해 무역법 301조에 따라 무역대표부(USTR)에 중국산 전기차 등에 관세 인상을 지시했다. 이에 따라 올해 중국산 전기차에 대해서는 25%의 관세를 100%로 인상하고, 리튬이온 전기차 배터리와 배터리 부품은 7.5%의 관세를 25%로 올리기로 했다. 산업부에 따르면 미국은 이번 조치로 대중 수입의 약 4%인 180억달러 상당의 중국산 첨단·핵심산업 제품에 대한 관세를 인상할 계획이다.
우리 자동차·배터리 업계는 이번 조치로 미국 시장에서의 반사이익 등 예상 가능한 혜택과 미국 시장 외에서의 중국 제품과의 과당 경쟁 또는 중국과의 공급망 연계로 인한 우려를 표했다.
전략 경쟁 맞상대인 중국을 향한 고율의 관세 부과는 오는 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바이든 대통령이 속한 민주당의 선거전략 차원에서 이뤄진 것 아니냐는 업계 일각의 인식과도 맞물려 있다.
그러나 이번 고율 관세 조치가 복잡한 글로벌 공급망을 흔들 수 있는 요인 중 하나로 꼽히는 데다, 중국의 ‘보복 대응’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점에서 정부는 향후 국내에 미칠 파장 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양 차관보는 “이번 미국 조치에 따라 중국의 대응 및 유럽연합(EU) 등 주요 시장의 반응 등을 지속 모니터링하겠다”면서 “우리 업계의 공급망 다변화를 지원하는 등 우리 업계에 대한 부정적인 영향을 최소화하면서 글로벌 시장 경쟁력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산업부는 이번 간담회에 이어 반도체·태양광·가전 업계 등을 대상으로 추가 간담회 등을 개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