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대출잔액 13개월 연속 하락

민간 중금리대출만 석달 새 33.7% 급증

연체율에 대출 문 잠근 저축은행, 중금리대출만 급증 왜?[머니뭐니]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헤럴드경제=문혜현 기자] 저축은행업권의 전체 대출 잔액이 13개월 연속 감소하는 가운데 중금리신용대출만 올 들어 30% 넘게 급증했다. 건전성 관리를 위해 까다로운 대출심사로 신용도가 높은 대출자에게만 돈을 빌려주면서 나타난 것으로 풀이된다.

1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저축은행업권에서 취급된 중금리신용대출 잔액은 1조7770억원 수준으로, 지난해 4분기(1조1779억원)보다 33.7% 불었다. 1년 전(1조6685억원)과 비교해봐도 6.1% 증가했다.

이는 저축은행업권의 전체 대출 흐름과는 전혀 다르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저축은행업권 전체 여신 잔액은 지난해 2월 114조9408억원에서 올해 2월 102조3301조원으로 최근 1년 사이 12조6107조원 감소했다. 13개월 연속 감소 추세로, 곧 100조원 아래로 내려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저축은행업권이 대출 문을 걸어잠근 가운데 유독 중금리 대출만 늘어난 것은 차별화된 영업기조에 이유가 있다.

저축은행업권이 대출을 줄인 이유는 돈을 빌려줬다가 시장금리 상승에 따라, 오히려 조달 비용이 더 드는 손해(역마진)을 볼 수 있어서다. 여기에 연체율이 급증한 것도 대출 영업을 보수적으로 돌아서게 했다.

실제,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작년 말 저축은행 전체 연체율은 6.55%로 1년 전보다 3.14%포인트 증가했다. 저축은행 사태 이후 최대 증가 폭이다. 1분기 연체율은 7~8% 수준까지 올라갔다.

때문에 비교적 신용점수가 높은 이들을 대상으로 한 중금리 대출 영업 확대를 통해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민간중금리대출은 신용평점 하위 50% 차주에게 실행되는 대출이다. 올해 상반기 17.5%의 금리 상단이 적용된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중금리 대출과 고금리가 적용되는 일반 대출을 5대 5로 취급했다고 하면 이 비중이 계속 한쪽으로 쏠리기 시작하는 것”이라며 “원가의 문제도 있고,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도 그렇게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나타나고 있는 ‘신용인플레’도 한 몫 했다. 시중은행이 올해 하반기 가계신용대출에 대한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적용을 앞두고 대출 문턱을 높이자, 심사에서 밀려난 차주들이 2금융권을 찾는 것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요즘 1금융권 은행에서 신용대출을 받으려면 신용점수가 많이 높아야 된다고 한다”며 “저축은행에 우량한 고객이 넘어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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