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금융 1분기 이자이익 12조5909억원

저원가성 예금 증가에 고금리 예금 만기 도래

예대금리차 확대…수익성 지표 NIM 상승

기준금리 인하 미뤄져…올해 ‘이자장사’ 지속

5대 금융, 올해 ‘이자장사’ 속도 더 올린다…1분기 이자이익만 ‘13조원’[머니뭐니]
서울 한 거리에 주요 시중은행의 ATM기기가 설치돼 있다.[연합]

[헤럴드경제=김광우 기자] 주요 금융그룹의 1분기 실적이 전반적인 하락세를 기록한 가운데, 예금과 대출금리 차이를 이용한 ‘이자이익’은 되레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손실 보상 등 일회성 요인이 순이익에 반영돼 실적 하락이 나타났지만, 대출 자산의 외형 성장은 지속된 영향이다.

아울러 조달비용 하락세가 지속되며 순이자마진(NIM) 또한 상승세로 전환했다. 여기다 마진율 하락 요인으로 작용하는 기준금리 인하도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다. 이에 따라 일회성 손실 요인이 해소되는 오는 2분기부터 은행을 필두로 한 금융그룹의 순이익 성장세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

5대 금융, 이자이익만 1년 새 7600억원↑

5대 금융, 올해 ‘이자장사’ 속도 더 올린다…1분기 이자이익만 ‘13조원’[머니뭐니]

30일 각 사 실적발표 자료에 따르면 5대 금융그룹(KB·신한·하나·우리·NH농협)이 올 1분기 거둔 이자이익은 12조5909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11조8216억원)과 비교해 7693억원(6.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3개월 동안 예대금리차(예금금리-대출금리)를 이용해 벌어들인 이익만 13조원에 달한다는 얘기다.

이는 기업대출을 기반으로 원화대출 자산 규모가 늘어난 영향이다. 이들의 주력 계열사인 5대 시중은행의 지난달 말 기준 기업대출 잔액은 785조1515억원으로 지난해 말(767조3139억원)과 비교해 17조8376억원 늘어났다. 가계대출 잔액은 올 2월까지 3조원가량 증가했지만, 3월을 기점으로 감소 전환했다.

막대한 이자이익에도 불구하고, 5대 금융의 순이익은 5조8597억원에서 4조8803억원으로 9794억원(16.7%)가량 감소했다. 여기에는 홍콩 ELS 손실 보상 등 일회성 요인이 반영됐다. 실제 5대 금융이 올 1분기 ELS 손실 보상을 위해 쌓은 충당부채는 1조665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같은 비용을 제할 시 5대 금융의 1분기 순이익은 6조5453억원으로 전년 동기와 비교해 7000억원가량 늘었다.

5대 금융, 올해 ‘이자장사’ 속도 더 올린다…1분기 이자이익만 ‘13조원’[머니뭐니]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5만원권을 정리하고 있다.[연합]

주목할 점은 5대 금융의 수익성 지표인 순이자마진(NIM)이 올 1분기를 기점으로 상승 추이를 보였다는 점이다. 1분기 기준 5대 금융의 평균 순이자마진(NIM)은 1.924%로 전분기(1.898%)와 비교해 0.026%포인트 증가했다. 같은 기간 은행 순이자마진(NIM)은 1.654%에서 1.686%로 0.032%포인트 증가했다. 지난해 기준금리 동결 추이가 이어지며 순이자마진 하락세에 따른 실적 하락이 본격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지속된 것과는 정반대의 결과다.

여기에는 올 들어 은행의 저원가성 예금이 증가하며, 자금조달 비용이 줄어든 것이 주요인으로 작용했다. 실제 5대 은행의 올 3월 말 기준 요구불예금(MMCA 포함) 잔액은 약 647조9000억원으로 지난해 말(616조7000억원)과 비교해 31조2000억원 늘었다. 금융시장 변동성이 커지며 투자 대기 자금이 은행 수시입출금식 통장으로 몰린 결과다.

멀어지는 기준금리 인하…‘이자장사’ 당분간 지속

5대 금융, 올해 ‘이자장사’ 속도 더 올린다…1분기 이자이익만 ‘13조원’[머니뭐니]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등 각종 지표가 표시돼 있다.[연합]

여기다 지난해 초까지 급증했던 고금리 예금의 만기도 대거 도래한 상황이다. 여기서 빠져나온 자금이 저금리 예금으로 전환하며, 은행의 이자비용 부담도 점차 줄어들고 있다. 금융지주 관계자는 “핵심 예금으로 분류되는 저원가성 예금이 증가한 가운데, 예·적금 비용률이 줄어들며 은행의 수익성 지표가 개선되는 현상이 가시화됐다”며 “특정한 요인이 없을 경우 적어도 올 2분기까지는 이같은 현상이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은행권에서는 기준금리 인하 시기가 수익성 지표를 가르는 핵심 요소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기준금리 인하가 시작될 경우, 대출금리 하락세가 나타나며 예대금리차가 줄어들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 상반기 중으로 예상됐던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시기가 미뤄지며, 올해도 한국의 기준금리가 지속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1분기에 나타난 은행권의 수익률 호조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예측이 형성되는 이유다.

5대 금융, 올해 ‘이자장사’ 속도 더 올린다…1분기 이자이익만 ‘13조원’[머니뭐니]
서울 한 시중은행 영업점의 대출 안내문.[연합]

심지어 정책적 요인에 따른 대출금리 상승세도 나타난다. 이달 26일 기준 5대 은행의 주담대 고정형(혼합형) 금리는 연 3.19~5.58%로 약 한 달 전인 3월 18일(3.08~5.79%)과 비교해 하단이 0.11%포인트 뛰었다.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 지연에 따른 은행채 금리 상승세에 더해, 가계대출 증가세 관리 압박이 더해졌기 때문이다. 이 경우 가계대출을 통한 이자이익은 더 늘어날 요인이 크다.

금융지주 관계자는 “금융시장 불안정성이 강해지며, 하반기 기준금리 향방이 불투명해진 탓에 쉽사리 수익성 지표 개선 여부를 전망할 수는 없다”면서도 “적어도 2분기까지는 NIM 등 지표가 더 나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1분기 실적 하락에 기인했던 일회성 요인이 2분기부터 제외되며, 순이익에서는 증가세가 두드러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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