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정성호 이어 김병기 의원도 언급
“당내 산적한 문제 해결 위해 연임 돼야”
당 내부, 단순 찬성 넘어 “계속 맡았으면”
결국 李 선택 문제…지선 및 대선 고려
다시 직접 당권, 공격 빌미 확대도 부담
[헤럴드경제=안대용·양근혁 기자] 전당대회가 넉달 남았는데도 더불어민주당 내에서 벌써부터 ‘이재명 대표 연임론’이 공공연히 거론되고 있다. ‘연임을 할 수 있나 없나’의 가능성 차원이 아니라 ‘연임을 하려고 할 것인가 말 것인가’ 의지에 달린 부분이라고 할 정도로, 총선을 거치면서 경쟁자 자체가 눈에 띄지 않는다는 게 당 내부 평가다. 2026년 지방선거를 넘어 2027년 대선을 바라봐야 하는 이 대표가 향후 대권 가도에 보다 유리할 선택지를 두고 고민을 시작할 것이란 관측이다.
22대 국회에서 3선 의원으로 활동하게 된 김병기 민주당 의원(서울 동작갑 당선인)은 17일 KBS 라디오 ‘전종철의 전격시사’에 출연해 “당내 산적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재명 대표가 연임돼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175석의 거대 야당을 이끌 강력한 리더십을 원하고 있고 또 그렇게 하라는 것이 국민의 뜻”이라며 “이 대표는 이번 총선 과정에서 굉장히 어려운 상황에서 민주당의 압승을 견인해 본인 능력을 입증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강력한 리더십이 필요하다”고도 강조했다.
이 대표 연임론은 연일 공개적으로 거론되고 있다. 친명계 좌장으로 꼽히는 정성호 민주당 의원은 전날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당내 통합, 대여투쟁 차원에서 “나쁜 카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앞서 박지원 전남 해남군완도군진도군 당선인도 15일 같은 프로그램에 나와 “총선을 통해 국민은 이재명 대표를 신임했다”며 본인이 원한다면 연임하는 게 맞다고 했다.
이 같은 분위기는 총선 압승 이후 민주당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준다. 실제 당 내부에서도 이 대표 연임론은 단순한 찬성 의견을 넘어 ‘그렇게 가는 것이 맞다’는 여론까지 감지된다. 당대표 선거에 나설 경우 연임 자체는 자연스러운 수순이고, 그 단계를 넘어섰다는 것이다.
민주당의 한 중진 의원은 헤럴드경제에 “당내 가장 큰 그립을 갖고 있는 이 대표가 계속 좀 맡아 줬으면 하는 그런 인식들을 갖고 있는 분위기”라고 했다. 이어 “실질적 당의 대주주가 이끌어주면 당이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결국 관건은 이 대표가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민주당 당헌상 당대표 임기는 2년인데, 대선에 출마하고자 하는 경우 대선 1년전까지 사퇴하도록 정하고 있다. 때문에 오는 8월 전당대회에서 이 대표가 다시 대표를 맡게 될 경우 규정상 임기는 2026년 8월에 종료된다. 그런데 그해 6월 지방선거와 이듬해인 2027년 3월 대선이 있기 때문에 이 대표로선 이 일정들을 고려할 수밖에 없다. 지방선거 공천 문제와 본인의 대선 출마 시계가 맞물리기 때문이다.
아울러 총선 공천 과정에서 ‘이재명 사당화’라는 비판이 나왔던 상황에서, 직접 다시 당권을 쥐게 될 경우 공격받을 빌미가 많아질 수밖에 없다는 점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는 지점이다. 민주당 내 확실한 ‘원톱’으로 부각되는 만큼 소모되는 부분도 많아지는데, 차기 대선을 생각해야 하는 이 대표로선 그에 따른 부담도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때문에 이 대표가 굳이 본인이 직접 다시 당권을 잡을 일이 아니라 여러 리스크를 관리하면서 대선 준비에 나서는 게 합리적이란 의견도 제기된다. 또 다른 한 중진 의원은 통화에서 “지난번 대선에서 아주 근소한 차이로 지지 않았나”라며 “이제 총력을 기울여서 대선을 준비하는 게 맞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총선을 압승으로 깔끔하게 끝냈기 때문에 2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를 해서 일단 한 발 물러서는 게 맞지 않나 싶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