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맥주 신제품 경쟁…판관비 늘어
수출·판관비 조정·판가 인상, 실적 주목
[헤럴드경제=전새날 기자] 하이트진로와 롯데칠성음료의 지난해 영업이익이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주는 제로 열풍과 수출 호조로 실적을 이끌었지만, 경쟁이 심화된 맥주에서 판매관리비 지출이 늘었다. 양사는 올해 수출과 판관비 조정, 판가 인상 속에서 수익 개선을 노린다는 전략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국내 주류사의 소주 전략 중 핵심은 ‘글로벌 사업’이다. 국내 유흥 시장이 축소되는 가운데 해외에서 ‘K-소주’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어서다.
하이트진로는 지난해 베트남에서 해외 첫 공장 설립 계획을 밝혔다. 올해 1월에는 베트남 공장 건립을 위한 토지 계약을 체결했다. 내년 말 완공이 목표다. 하이트진로는 현지 생산으로 매출을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롯데칠성은 강릉공장에서 생산하던 수출용 소주 제품 일부를 충주2공장으로 분산할 계획이다.
해외 소주 수출은 성장세다.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소주 수출액은 전년 대비 8.7% 증가한 1억141만달러였다. 소주 수출액이 1억달러를 넘은 것은 2013년(1억751만달러) 이후 10년 만이다.
국내 소주 시장 점유율에서도 양사는 꾸준히 1, 2위를 달리고 있다. ‘제로’ 열풍에 맞춰 제로 소주인 진로와 새로가 효자로 떠올랐다.
맥주 시장은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오비맥주 카스가 점유율 1위를 기록하는 가운데 양사는 켈리와 크러시를 내세웠다. 신제품 출시와 함께 공격적인 마케팅이 이어지면서 늘어난 판관비가 발목을 잡았다.
각 사업보고서를 살펴보면 지난해 하이트진로는 판관비로 전년 대비 13.5% 증가한 9901억원을 지출했다. 기존 테라와 신제품 켈리 투트랙 전략으로 시장점유율을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이었다. 하지만 테라 판매액이 일부가 감소하는 카니발리제이션(자기잠식)이 나타났다.
다만 업계는 하이트진로가 올해 마케팅 비용 지출에 대한 부담이 다소 줄어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켈리가 초반 공격적인 마케팅을 이어가면서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는 평가에서다. aT 식품산업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켈리는 소매점 맥주시장에서 점유율 5위를 기록했다.
롯데칠성도 지난해 판관비로 전년 대비 10.5% 증가한 1조237억원을 지출했다. 롯데칠성은 기존 클라우드 생드래프트의 단종 수순을 밟으면서 크러시 띄우기에 집중하고 있다.
올해는 가격 인상으로 인한 실적 개선 효과가 예상된다. 지난해 4월 주정 가격이 9.8% 인상된 영향이 크다. 이후 양사가 소주와 맥주 가격을 잇달아 인상하면서 원가 부담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한편 각사의 매출은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하락했다. 하이트진로는 매출이 전년 대비 0.9%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35% 감소했다. 매출이 13.5% 증가한 롯데칠성도 영업이익이 5.5% 감소한 성적표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