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CNS 주식 평가 두고 이견

1년 넘는 소송 끝 세무당국 승리

시장 거래 가격 원칙 우선 판단

LG CNS 상속세 분쟁 1심 세무당국 승소 [연합]
LG CNS 상속세 분쟁 1심 세무당국 승소 [연합]

[헤럴드경제=박지영 기자] 1만 566원 vs 2만 9200원.

LG일가가 상속받은 LG CNS의 주식 가치를 두고 LG일가와 세무당국이 법정 공방을 벌였다. 전자는 LG일가가, 후자는 용산세무서가 산정한 적정 주가다. 세무당국은 LG일가가 제시한 주가의 약 2배를 적정 가치로 제시했고, 최대 주주 할증(30%)까지 더해 최종 126억원을 상속세로 부과했다(가산세 포함).

LG일가는 LG CNS의 주가가 과대평가됐다며 지난 2022년 소송을 제기했다. 핵심은 유통량이 적고 거래 투명성도 떨어지는 비상장회사 주식의 ‘시가’를 어떻게 산정할지였다. 1심은 세무당국의 승리로 돌아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5부(부장 김순열)는 4일 구광모 LG그룹 회장과 고(故) 구본무 회장의 부인 김영식 여사, 구연경 LG복지재단 대표, 구연수씨가 용산세무서장을 상대로 제기한 상속세 부과 처분 취소소송에서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고 선고했다.

사건은 201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LG일가는 故구본무 회장이 보유 중이던 LG CNS의 주식 97만 2600주를 상속 받았다. LG일가는 주당 1만5666원으로 평가해 상속세를 신고했다. 구 상속세 및 증여세법(상증세법) 시행령이 시가 산정이 어려운 경우에 적용할 수 있게 규정한 ‘보충적 평가방법’에 따른 액수였다.

하지만 서울지방국세청은 재산평가심의위원회(심의위)를 열어 LG CNS의 주가를 다시 평가했다. 심의위는 보충적 평가방법을 부정했다. 대신 2018년 5월 2일 소액주주끼리 체결한 거래를 기준으로 삼았다. 주당 2만9200원이다. 세무조사 결과를 넘겨받은 용산세무서는 총 126억원의 상속세를 부과했다. LG일가는 조세심판원에 심판을 청구했다. 조세심판원은 가산세 18억원을 제외한 108억원을 LG CNS 상속세로 결정했다. LG일가는 2022년 이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LG CNS 본사가 위치한 서울 마곡 LG사이언스파크. LG CNS는 1987년 LG그룹사 소프트웨어 시스템 구축 등 시스템 통합업체로 시작해 최근 클라우드 서비스, AI 등 신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2023년 총매출은 5조 6000억원 상당이다. [LG 제공]
LG CNS 본사가 위치한 서울 마곡 LG사이언스파크. LG CNS는 1987년 LG그룹사 소프트웨어 시스템 구축 등 시스템 통합업체로 시작해 최근 클라우드 서비스, AI 등 신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2023년 총매출은 5조 6000억원 상당이다. [LG 제공]

LG일가가 문제 삼은 부분은 2가지다. 심의위 개최가 부당했고, 소액주주끼리 거래한 금액을 시가로 산정하는 것은 법에 어긋난다는 취지다. 구 상증세법 시행령에 따르면 평가기준일(상속개시일) 전후 6개월 이내에 주식 거래가 있으면 해당 거래가액이 시가가 된다. 단 ‘소액 비상장주식 거래’일 경우 시가 기준에서 제외하도록 했다. 구체적으로 거래된 비상장주식의 액면가액 합계액이 총 주식의 1% 미만 또는 3억원 미만일 때다. 세무당국이 기준으로 삼은 2018년 5월 2일의 거래는 2524주가 오고간 거래다. 거래 총액이 7300만원에 불과해 ‘예외 요건’에 해당한다는 것이 LG일가측의 주장이었다.

1심 재판부는 먼저 심의위 개최가 정당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재산평가심의위원회 운영규정에 따르면 소액 비상장주식 거래도 심의 대상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고 했다. 운영규정은 소액 비상장주식 거래인 경우에도 관행상 정당한 사유가 있는지 판단이 필요하다면 심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본다. 또 “심의위는 평가기간 내 회사 주식을 거래한 모든 당사자에 대한 면담·서면 조사 결과를 검토해 사건 거래가액이 정당한 사유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심의위가 개최가 정당했을 뿐 아니라, 심의 과정도 적절했다는 취지다.

다음으로 소액 비상장주식 거래를 시가로 산정하는 것이 적절했는지에 대해 판단했다. 재판부는 소액 비상장주식 거래 예외 규정이 만들어진 이유를 고려해야 한다고 봤다. 1심 재판부는 “예외 규정은 소액 비상장 주식 거래를 통한 의도적인 시가 조작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라며 “불특정 다수 사이에서 자유롭게 거래가 이뤄지고 통상적으로 성립되는 가액이라면 시가로 인정될 수 있다”고 했다. 소액 거래라는 이유로 일률적으로 매매 사례에서 제외할 수 없다는 취지다. 이어 “정상적인 거래 사례가 있는데도 그보다 낮은 보충적 평가가액으로 신고·납부하는 경우도 과세관청이 시가를 판정해 과세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규정 취지에 부합한다”고 덧붙였다.


park.jiyeon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