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부터 ‘예비인가’ 대전 본격 시작될 듯
[헤럴드경제=홍승희 기자] 제4 인터넷전문은행 대전이 6월부터 본격 막을 올릴 전망이다. 금융위원회는 인터넷은행 예비·본인가 평가기준을 처음 발표한 게 10여년 전인 만큼 심사 기준 등을 새로이 알리는 절차를 검토 중이다. 단 인가 기준에 부합한다 하더라도, 인터넷은행 설립을 준비하는 법인 중 누가 시중은행을 투자자로 확보하느냐에 따라 그 결과가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세금 환급 서비스 ‘삼쩜삼’을 운영하는 자비스앤빌런즈는 당분간 인터넷은행 추진을 지속한다. 지난 달 말 주주총회에서 인터넷은행 추진에 대한 결론이 아직 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앞서 자비스앤빌런즈는 기업공개(IPO)가 무산된 이후 인터넷은행 진출을 전면 재검토하는 등 준비가 원점으로 돌아갔다. 거래소가 IPO 공모자금이 인터넷은행 사업에 사용되는 거 아니냐는 우려를 제기한 탓이다.
자비스앤빌런즈 관계자는 “진행 상황을 주주들과 면밀히 검토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로써 자비스앤빌런즈가 속해있는 ‘유뱅크 컨소시엄’은 기존 멤버대로 인터넷은행 설립을 진행한다. 유뱅크는 자비스앤빌런스와 온투업체 렌딧, 외환송금·결제 핀테크 트래블월렛, 의료 인공지능(AI) 업체 루닛, 그리고 현대해상이 손잡은 인터넷은행 추진 공동체다.
유뱅크 컨소시엄은 6월을 목표로 예비인가신청서 작성 작업에 착수했다. 이달들어 실무자들이 강남역 인근에 위치한 공유 오피스에 모여 준비를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노인·소상공인과 중소기업·외국인을 겨냥한 특화 금융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이 외에도 지난해 한국신용데이터(KCD), 소상공인·소기업 단체가 주축이 된 소소뱅크설립준비위원회(소소뱅크)가 인터넷은행 설립에 뛰어든 상태다.
앞서 금융당국은 지난 7월 발표한 은행권 경영·영업 관행·제도 개선 방안을 통해 과점적 구조의 은행산업을 언제든 경쟁자가 진입할 수 있는 경합시장으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기존에는 사실상 금융당국에서 인가방침 발표 후 신규 인가 신청·심사가 진행됐지만 앞으로는 충분한 건전성과 사업계획 등을 갖춘 사업자가 있다면 엄격한 심사를 거쳐 신규 인가를 내주는 상시 인가 체제로 전환한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처음 인터넷전문은행 인가 평가기준이 공개된 시기가 지난 2015년인 만큼, 향후 심사 방향 등을 새롭게 대외적으로 알리는 절차가 필요하다고 보고 검토 중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제4인터넷은행의 신규 인가 등은 어떻게 진행할지 내부적으로 논의 중”이라고 말을 아꼈다.
단 새로운 인터넷은행 신규 인가에는 시중은행의 참여가 결정적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케이뱅크는 우리은행, 카카오뱅크는 KB국민은행, 토스뱅크는 하나은행과 SC제일은행 등 주요 시중은행의 투자를 받아 안정적인 자본 조달력을 갖췄다. 새로운 인터넷은행도 인가를 받고 영업을 하기 위해서는 ‘든든한 뒷배’가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아직까지 인터넷은행에 참여하지 않은 신한은행과 농협은행에 꾸준한 사업 검토 요청이 들어오는 것으로 전해진다. 시중은행 전환을 앞둔 대구은행도 투자자 후보 중 하나다. 업계 관계자는 “인터넷은행 준비를 위한 컨소시엄은 이합집산이 지속될 것”이라며 “일단 예비인가를 먼저 받은 뒤 시중은행에 다시 태핑하는(두드려보는) 곳들도 있지 않겠냐”고 말했다.